'韓차별 발언' 참정당 약진…'한복 조롱' 자민당 후보는 떨어져
野 비례대표 득표 국민민주·참정·입헌민주 順…여성 당선자 최다
野 비례대표 득표 국민민주·참정·입헌민주 順…여성 당선자 최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한국 혐오·차별 발언을 해왔던 햐쿠타 나오키 일본보수당 대표가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고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우익 성향 보수당은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비례대표 2석을 얻었다. 2023년 창당한 보수당이 참의원에서 의원을 배출한 것은 처음이다. 작년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는 3석을 차지했다.
햐쿠타 대표는 NHK에 출연해 "부족한 결과"라며 "우직하게 일본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도록 국회에서 다른 의원들에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극우 작가 출신인 햐쿠타 대표는 2017년 한반도 위기 고조 상황과 관련해 "전투 상태가 되면 재일(교포)은 적국 사람이 되기 때문에 거리낄 것 없이 짓눌러 죽일 수 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적었다.
아울러 그는 일본 군대가 1937년 난징에서 시민 등을 무차별 학살한 난징대학살도 날조라고 부정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프로그램에서는 "30세를 넘으면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망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햐쿠타 대표는 논란이 거세지자 "이것은 SF라고 한 다음 말한 것으로 내 주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사과한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참의원 선거에서는 일본 민심의 전반적 우경화 흐름 속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우익 참정당도 의석수를 15석으로 대폭 늘렸다. 참정당의 선거 전 의석수는 2석이었다.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 대표는 지난 18일 유세 도중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을 멸시할 때 쓰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정정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참정당이 수많은 물의를 빚었음에도 세력을 크게 확대했다"며 가미야 대표가 조선인 차별 표현과 '고령 여성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에도 개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한복 차림 여성 등을 조롱한 언급으로 논란이 됐던 스기타 미오 전 의원은 자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스기타 전 의원은 2016년 유엔 회의에 참여했을 당시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등 차별적 발언을 SNS에 올렸다가 나중에 철회했다.
재일교포와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스기타 전 의원의 문제 발언과 관련해 지방 법무국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고, 2023년 삿포로법무국 등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익 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계인 하쿠신쿤 전 의원은 제1야당 입헌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2022년에 이어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하쿠 전 의원은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2003년 일본 국적을 취득했고 2004년 비례대표로 참의원 의원 배지를 처음 달았다.
이후 2010년과 2016년 선거에서 연속으로 당선됐고, 대북 정책이나 한국인 유골 수습 문제 등에 관심을 두고 의정 활동을 벌였다.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 비례대표에서 739만여 표를 획득해 야당 중 3위에 그쳤다. 야당 1위는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762만여 표), 2위는 참정당(742만여 표)이었다. 세 정당은 모두 7석씩 얻었다. 집권 자민당 득표 수는 1천280만여 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역대 최다인 42명으로 집계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전 최다는 2022년의 35명이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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