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2시간 만에 도주차량 특정…유턴·차선 변경하며 경찰과 추격전
순찰차로 도주로 차단·저항없이 검거…침착한 대처로 추가 피해 막아
순찰차로 도주로 차단·저항없이 검거…침착한 대처로 추가 피해 막아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A씨의 도주극은 경찰의 침착한 대처로 2시간 30분여만에 막을 내렸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9시 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쏴 30대 아들을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도주 2시간여 뒤인 오후 11시 58분께 A씨 차량을 특정하고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WASS)에 차량 번호를 입력했다. 곧바로 A씨의 차량정보와 위치가 112 상황실을 통해 파출소·지구대에 전파됐다.
서울 방배경찰서 남태령지구대 경찰관 5명은 'A씨가 관악구 낙성대로를 지나갔다'는 무전을 듣고 서둘러 출동했다. 마침 동작대로를 건너 지구대 앞을 지나치는 A씨 차량이 경찰의 눈에 들어왔다.
A씨는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경고방송을 따르지 않고 유턴과 차선 변경을 거듭하며 순찰차를 따돌리려 했으나 빨간불 정지신호에 멈춰선 다른 차들에 가로막혔다. 경찰이 권총을 꺼내 들고 다가가는 중에도 차량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윽고 순찰차 2대가 A씨 차량을 앞뒤로 막아 도주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나서야 A씨는 서서히 차창을 내렸다. A씨는 경찰에게 "왜 그러느냐"고 항의했으나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이외에도 추가로 총신(총열) 11정과 실탄들을 발견해 압수했다.
2016년 살인미수 용의자가 도주 중 직접 만든 총을 난사해 경찰관 1명이 숨진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이 재연될 뻔한 순간이었으나, 경찰의 침착한 대처로 추가 인명피해를 막았다는 평가다.
경찰 관계자는 "무전을 듣고 동선을 미리 파악한 지구대 상황근무자들의 신속한 대처가 큰 역할을 했다"며 "A씨 또한 경찰이 양쪽에서 총을 겨누자 겁을 먹었는지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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