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반중 집회 두고 "한국측에 엄정 항의"…"한국, 중국 이해하면 더 큰 이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을 왜곡해서 바라보면 한국과 중국의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이빙 중국대사는 9일 한국외국어신문협회 창립 10주년 행사 기념사에서 "왜곡된 시각으로 중국을 보거나, 한국 언론이 이른바 '중국 붕괴'나 '중국 위협'과 같은 서구의 서사를 무비판적으로 반영한다면 국민을 오도하고 양국 협력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한국 언론사가 중국에 대해 무책임하게 왜곡된 사실을 보도하고 있어 오히려 불을 지피고 있다"며 "한국 대선 기간 특정 집단들이 '중국의 선거 개입'에 대해 루머를 퍼뜨렸고 이런 행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은 국내에 퍼진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설 등을 계기로 심화하는 반중 정서에 대한 경계로 해석된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최근 일부 인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등지에서 반중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과격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중국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이미 한국 측에 엄정히 항의하고, 중국 공민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만일의 사태 발생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증거를 수집·보관하며 필요시 법적 수단을 통해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다이 대사는 "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미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한국이 중국의 방향성을 명확히 이해한다면 더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한국 관계는 지금 중요한 순간에 있다. 최근 시진핑 주석과 이재명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와 협력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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