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은 무르익고, 연기는 마음을 짓이겼다 ['파과' 한 입①]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5-05-01 06:50:01 수정 2025-05-01 06:50:01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액션, 연기 하나도 빠진 것 없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의 등장이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 구병모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원작과 달리 조각이 손톱이었을 시절, 1975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한 소녀는 눈보라가 치는 날 제대로 된 옷도 입지 못한 채 길거리에 쓰러진다. 류(김무열)에 의해 발견된 그는 가게에서 식모로 일하게 된다. 불미스로운 사고에 의해 미군을 죽여버리고 말아 다시 류에게 버려질까 두려움에 떨던 그는 오히려 새로운 '쓸모'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작고 어렸던 소녀는 머리가 희끗하고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됐다. 아직은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 해내고 말지만 그에게 생긴 변화는 불가항력적이다. 정확도를 자랑해야 할 손이 떨리는 육체적 변화는 물론 가여운 것, 정을 준 것,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것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기고 말았다. 아무리 숨겨도 변화는 밖으로 드러나는 법. '대모님'이라는 존경스러운 호칭 하에, 그는 '퇴물'이라는 무언의 비난을 감수하게 된다.



평생을 지켜왔던 '신성방역'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곳의 킬러들은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니다. '신성방역'이라는 회사의 이름처럼 사회를 어지럽히는 해충을 처리하는 것이 이들의 존재목적이다. 그러나 리더의 변화로, 또 새로운 킬러 투우의 등장으로 조각이 몇십 년간 지켜온 가치관을 흔들어댄다.

특히, 새파랗게 어린 킬러 투우의 등장과 류를 연상케 하는 수의사 강선생의 등장은 조각의 일상을 뒤집는다. '레전드'를 찾으러 왔다는 그는 조각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온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그의 행동에 조각은 과거를 돌이켜 본다. 



'킬러'라는 소재가 메인이듯 영화의 액션에 제일 먼저 눈길이 간다. "목숨 걸고 찍었다"는 이혜영의 말이 거짓이 아니듯, 리얼한 액션을 만들어냈다. 조각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녀부터 칼, 총, 맨몸 액션, 레이싱 등 다채로운 액션이 신성방역의 킬러들이 어딘가 존재하게끔 '진짜' 액션을 만들어냈다. 

이는 모두의 도전이었다. 주연 이혜영은 갈비뼈가 부러지고, 관절에 무리가 가 병원을 계속 찾아야 했으며 하물며는 화상 위험까지 이겨내야 했다. 반대로 젊은 혈기의 김성철은 너무 빠른 자신의 액션과 넘치는 힘을 이혜영에게 맞춰야 했다. 하지만 스크린 속 조각과 투우는 이런 비하인드를 직접 듣지 못한다면 전혀 알지 못할 정도로 완벽했고, 이는 민규동 감독의 노력 또한 엄청난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작의 인기가 증명해 낸 스토리를 두 시간 안에 꽉꽉 채워 흥미를 더하고,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액션 속 감정선을 꽉꽉 채웠다. 제목은 '파과'이지만, 내용물을 열어보면 더할 나위 없는 종합선물세트. 무른 과일이 맛있고, 무딘 칼이 아직 쓸만한 이유다.

사진=NEW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불 타는 댓글 🔥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