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토트넘 홋스퍼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이적시장에서의 포부가 남다르다.
토트넘이 다가오는 8월 UEFA 슈퍼컵 상대인 유럽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과 이적시장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대상은 바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 소속 22세 센터백 일리야 자바르니다.
올여름 수비 보강에 전력을 기울이는 토트넘이 자바르니 영입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이미 PSG의 제안을 거절당한 본머스를 상대로 무려 7000만 유로(약 1134억원)의 이적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유력지 '스카이스포츠'의 루카 벤도니 기자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은 자바르니의 영입을 위해 본머스가 요구하는 금액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문제는 자바르니 본인이 여전히 PSG 이적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리그1 챔피언이자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PSG가 먼저 관심을 보였으나, 협상이 난항을 겪는 사이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자바르니는 2023년 디나모 키예프를 떠나 본머스로 이적한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우크라이나 국적의 수비수다.
본머스 입단 첫해인 2023-2024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24-2025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36경기 전 경기 선발 출전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선보였다. 또한 본머스 서포터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되며 팀 내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자바르니는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78경기 중 75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그만큼 꾸준함과 내구성도 갖춘 수비수다.
이러한 잠재력과 실력을 겸비한 유럽 내 유망주 수비수 영입에 PSG가 먼저 5500만 파운드(약 1027억원)의 제안을 보냈다고 전해졌으나, 본머스는 현재 이를 거절한 상태다.
영국 '토크스포츠'의 알렉스 크룩 기자는 이에 대해 "본머스는 자바르니를 급히 팔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시장 상황을 활용해 최고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본머스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미 센터백 딘 하위선을 레알 마드리드에 약 5000만 파운드(약 934억원)에 이적시켰고, 왼쪽 수비수 밀로시 케르케즈는 리버풀로 4000만 파운드(약 747억원)에 넘겼다.
두 명의 수비수만으로도 90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린 본머스로서는 자바르니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유로파리그 챔피언 토트넘이다.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바이엘 레버쿠젠을 꺾고 구단 역사상 첫 UEFA 주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토트넘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 아래 보다 강력한 스쿼드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이번 여름에만 케빈 단소를 완전 영입했고, 루카 부스코비치, 다카이 코타를 연달아 영입했고, 자바르니가 이들에 이어 네 번째 센터백 영입 대상이 된다.
토트넘은 이미 이적 시장에서 약 1억 2200만 파운드(약 2279억원)를 지출하는 등 공격적인 영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내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한 클럽의 명확한 로드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토트넘이 단순한 리빌딩을 넘어 본격적인 도전자의 위치로 올라서기 위해 수비진을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번 영입전에는 한 가지 변수도 존재한다. 토트넘의 주전 수비수이자 부주장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잔류 여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로메로 영입을 타진했으나, 토트넘은 판매 불가를 선언하며 이적 협상을 일절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나 영국 '기브미 스포츠'의 이적시장 전문가 벤 제이콥스 기자는 최근 '더 라스트 워드 온 스퍼스'라는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로메로의 잔류와 상관없이 프랑크 감독은 쓰리백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자바르니와 같은 프리미어 검증 자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토트넘은 이와 동시에 중원 보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트넘이 선수 측과 무단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노팅엄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깁스-화이트의 6000만 파운드 바이아웃 조항을 지불할 것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토트넘은 현재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기 시즌을 준비 중이다.
결국 토트넘이 자바르니 영입전에서 PSG를 제치고 승리할 수 있을지는 향후 며칠 간의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무기를 지닌 PSG의 프로젝트가 자바르니에게 더 매력적일 수 있지만, 프리미어리그 잔류와 주전 보장, 유럽 대항전 경험이 풍부해진 토트넘 역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클럽이 됐다.
2025-2026시즌을 앞둔 유럽 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영입전 중 하나가 된 자바르니의 선택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구도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경쟁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