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또 불참…'아프리카 첫 의장국' 남아공 G20 퇴색 지적
연합뉴스
입력 2025-07-14 17:12:56 수정 2025-07-14 17:12:56
2월 재무·국무 보이콧 이어 재무장관 17~18일 회의 또 불참
"11월 정상회의 트럼프 참석도 불투명"


남아공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올해 주요 20개국(G20) 행사를 치르는 남아공이 연이은 미국 측 불참으로 인해 아프리카 첫 G20 의장국 수임이라는 행사 개최 의의의 빛을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오는 17일∼18일 남아공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또다시 불참하면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시작한 미국 고위관계자들의 '남아공 G20 보이콧'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의 G20 불참은 과거에는 이변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대에는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조소가 나온다.

올해 미국의 G20 외면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자국 이익 중심·다자체제 경시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안 중 하나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남아공 토지 몰수 정책을 트집 잡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이를 반박하는 등 양국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의 G20 행사 불참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월에 워싱턴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다며 올해 첫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같은 기간 열리는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를 찾을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도 지난 2월 남아공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당시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과 회의 의제를 이유로 들었다.

남아공이 선정한 올해 G20 주제인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반대하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장려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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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행사인 G20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할지도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개발도상국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G20을 활용하려던 남아공의 야망은 트럼프 무역 전쟁 기습 공격에 직면했다"며 남아공이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지만 그가 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토지 몰수와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가 핵심 논의 주제인 상황에서 우리가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어떻게 참석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G20 정상회의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5월 백악관에서 가진 라마포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살해'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등 라마포사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은 바 있다.

남아공 프리토리아 글로벌 대화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사누샤 나이두도 "G20을 둘러싼 어려움은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무관심에도 남아공은 이번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손상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한편으로는 미국의 G20 불참으로 인해 남반구 국가와 미국의 전통적 동맹 간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결과도 낳았다고 덧붙였다.

ki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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