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역대 최소 경기 350홈런을 쏘아 올렸다.
저지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저지는 이날 양키스가 1-5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2루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컵스 우완 브래드 켈러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노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97.7마일(약 157km/h)짜리 직구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9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저지는 이 홈런으로 2025시즌 35홈런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와 격차를 3개로 좁혔다. 또 개인 통산 350홈런 고지도 밟게 됐다.
저지는 메이저리그 통산 1088경기 만에 350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종전 메이저리그 최소 경기 350홈런의 주인공이었던 마크 맥과이어의 1280경기 기록을 192경기나 앞당겼다.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가 162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이상 빠르게 맥과이어를 제친 셈이다.

1992년생인 저지는 2016년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8월 14일 빅리그 데뷔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려내며 전설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저지는 2022 시즌 62홈런을 쏘아 올리며 양키스 레전드 로저 매리스가 1961년 기록한 61홈런을 뛰어넘었다.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MVP 역시 저지의 몫이었다.
메이저리그는 저지보다 단일 시즌 더 많은 홈런을 쳐낸 타자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2001년 배리 본즈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73홈런을 기록했다.
저지에게 역대 최소 경기 350홈런 기록을 뺏긴 마크 맥과이어도 199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70홈런을 쳐냈다. 새미 소사는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3차례나 시즌 6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본즈, 맥과이어, 소사는 훗날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에 큰 실망을 안겼다. 세 사람 모두 사이좋게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성에 실패했다.
저지는 도핑 규정과 검사가 강화된 라이브볼 시대에 '청정 홈런왕'이라는 멋진 칭호를 얻었다. 2022 시즌을 마친 뒤 양키스와 계약기간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약 47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저지는 "350홈런을 달성한 건 기쁘지만, 오늘 이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좋은 팀, 훌륭한 동료들이 항상 나를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저지는 완전히 다른 리그에서 뛰는 것 같다. 오늘도 압도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지는 이날 게임까지 2025시즌 타율 0.358(349타수 125안타) 35홈런 81타점 6도루 OPS 1.204의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이상 타율은 커리어 하이 경신이 유력하다. 홈런도 지난해 58홈런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이상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