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적을 위해 연봉 포기와 연인과의 결별까지 감수한 빅토르 요케레스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스포르팅과 아스널의 협상이 또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다. 2024-2025시즌 유럽 전역을 뜨겁게 달군 공격수 요케레스의 아스널 이적이 예상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8일(한국시간) "아스널이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의 스트라이커 빅토르 요케레스 영입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의 저명한 기자 사미 목벨은 "아스널이 이미 선수 측과 개인 조건 합의를 완료했으며, 스포르팅과의 구단 간 이적료 협상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아르테타 감독이 직접 그의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 역시 같은 날 보도에서 "아르테타 감독은 7월 24일 시작되는 아시아 투어 전까지 요케레스를 합류시키고자 한다"며 "벤야민 세슈코가 협상 난항으로 멀어지자, 아스널은 요케레스를 유일한 1순위 타깃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긍정적 기류가 주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에도, 협상 테이블 위의 현실은 전혀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유력지 '헤코르드' 9일(한국시간) 보도에서 "요케레스의 아스널 이적은 다시 멈춰 섰다"며 "양측의 의견차는 크지 않지만, 아스널은 6500만 유로 (약 1045억원)에 성과 기반 보너스 1500만 유로(약 241억원)을 더한 제안을 한 반면, 스포르팅은 7000만 유로(약 1125억원)의 고정 이적료를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주말 리스본을 방문한 아스널 협상 대표단은 스포르팅 회장 프레데리쿠 바란다스와 직접 만났지만, 합의에 실패한 채 런던으로 돌아갔다는 소식까지 더해졌다.
매체의 지난 7일 보도에 따르면 요케레스는 아스널 이적을 위해 향후 5년간의 연봉 중 200만 유로(약 32억원)을 스스로 포기하기로 했고, 이는 아스널이 제안한 이적료를 뒷받침하기 위한 선수의 자발적인 조치였다.
더 나아가 그는 포르투갈 여배우 이네스 아기아르와의 연인 관계도 정리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요케레스는 포르투갈과 모든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결별을 택했다.
요케레스 선수 본인은 이미 아스널과 개인 합의를 마쳤으며, 아스널행을 위해 포르투갈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는 등 전례 없는 희생을 감행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의지와는 달리, 협상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스포르팅의 완고한 태도다. 앞서 스포르팅은 2023년 요케레스 영입 당시 '7000만 유로 수준의 제안이면 별다른 절차 없이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구두 합의를 했다고 알려졌으나, 현재는 해당 금액의 고정 이적료를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요케레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훈련 복귀 지시에도 불응했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구단이 약속했던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프레데리쿠 바란다스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선수를 급히 팔아야 하는 구단이 아니다"라며 요케레스 이적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마르틴 수비멘디가 6500만 유로에 아스널로 이적했는데, 요케레스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아스널이 요케레스 이적 협상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헤코르드'는 같은 보도에서 "계속된 교착 상황에 아스널 내부에서는 협상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단적 시나리오로는 임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포르팅과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는 요케레스는 이적이 무산될 경우,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 임대에 관심을 보인 클럽들과 새로운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구단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라, 현재처럼 첨예한 대립이 지속된다면 협상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요케레스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스포르팅 소속으로 102경기에서 97골을 기록하며 유럽 최고의 득점력을 증명했다.
특히 2024년 단일 연도 기준으로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합쳐 65경기 64골을 기록, 전 세계 득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존재는 아스널에게 있어서 부족했던 결정력을 채울 마지막 조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아스널의 아시아 투어가 임박한 가운데, 양 구단 간 협상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요케레스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갈망하는 아스널행이 실현될 수 있을지, 축구계의 이목은 계속해서 그의 거취에 쏠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