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퇴임 맞춰 비대위 구성 절차 돌입…두달간 전대 준비하는 '관리형' 역할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30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되면 다시 새로운 비대위 체제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의 주요 안건을 의결해야 하는 지도부에 송언석 원내대표만 남게 되면서 당장 의결 기구인 비대위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지도부 자체가 없으니 차기 대표 선출 전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위 구성 절차에 돌입했다.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열어 '전국위원회 다음 달 1일 소집안'을 의결한다. 전국위에서는 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임명을 의결할 계획이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8월 열릴 가능성이 유력하다. 따라서 새 비대위는 전대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차기 비대위원장을 물색하고 있지만, 약 두 달이라는 짧은 임기 탓에 '구인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관리형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을 세우기보다 송 원내대표가 전대를 준비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는 당내 기류가 감지된다.
'송언석 비대위'가 출범한다면 혁신위원회는 당 기구로 구성될 수 있다.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던 송 원내대표는 당 특별위원회 설치 권한이 있는 김 비대위원장의 동의를 받지 못하자 원내 기구로 혁신위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차기 비대위는 또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당 일각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단일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집단체제는 단일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을 뜻한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게감 있는 인물이 지도부에 다수 포진하면 국민이 야당의 중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반론도 여전하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을 때 우리 당이 어떻게 갈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국민들이 많이 우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혁신을 위해서 집단지도체제는 안된다"며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에 불과하다. 당에 필요한 것은 '혁신 전권을 가진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혁신 방안과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내부 논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선 국민의힘 '텃밭'인 TK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며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3∼2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대구·경북(TK)의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 48%, 부정 31%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8%, 국민의힘 31%였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몰리고 있다는 언론 기사를 인용하며 비판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현역 의원을 포함해 10여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청문회 정국에서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박터지게 경쟁하고 있다"며 "어이없게도 TK 역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비슷하다. 잘하면 국힘은 TK를 지키기에도 허덕이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말도 안 되는 배추 투자 변명을 공격하기 위해 누군가 배추라도 흔들었다면 (유튜브) 100만 조회수는 가볍게 넘겼을 것"이라며 "싸울 줄 모르는 야당은 존재 이유가 없는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8.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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