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찾기 어려운 바둑판"…'마비노기' 기획자가 전한 시나리오 설계의 딜레마 (NDC 25) [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5-06-26 15:30:02 수정 2025-06-26 15:30:02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마비노기' 전유진 기획자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 시나리오 기획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넥슨(공동 대표 강대현∙김정욱)은 6월 24일부터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25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는 26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게임 기획과 개발, IP 확장, 생성형 AI, 데이터 분석 등 10개 분야에서 총 49개 세션이 운영된다.



26일 넥슨코리아 1층에서는 전유진 '마비노기' 26&27번째 메인 시나리오 포스트 모템(이하 전유진 기획자)이 '20년간의 스토리, 그 다음을 쓰는 법'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마비노기'의 26번째 메인 스트림 '운명의 바람(G26)'과 27번째 메인 스트림 '안락의 정원(G27)' 기획 경험을 중심으로 장기 서비스 게임 시나리오 설계의 어려움을 공유했다.



전 기획자는 장기 서비스 게임에서 새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것을 "이미 많은 수가 놓인 바둑판 위에서 또 하나의 신의 한 수를 둬야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후 그는 장기 서비스된 게임에서 시나리오를 기획할 때 겪는 어려움을 이용자들의 높은 시나리오 이해도, 반전 소재 고갈, 주인공의 파워 인플레이션 3가지로 꼽았다.

장기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이용자의 시나리오 이해도가 높기에, 세계관을 잘 아는 만큼 새로운 이야기도 기존 서사를 바탕으로 해석한다. 이에 이용자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은 이미 세계의 주요 비밀도 여러 차례 공개한 상태다. 이에 더 이상 충격적인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고, 이는 시나리오 설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이용자의 캐릭터가 이미 충분히 강하고 게임 세계관에서 위상이 높은 것 또한 큰 문제. 이미 수 많은 강적을 물리친 상태이기에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G26의 완수율(59%)이 아쉬웠다는 전유진 기획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G27 시나리오에 여러  장치를 배치했다.

먼저, 별도의 독립 구조를 갖춘 '무리아스'라는 새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곳은 기존 이용자에게도 알려진 바가 없는 장소이기에 스토리 장치를 넣기에 적합했다.



더불어 주인공 '밀레시안'을 사칭하는 등장인물  페타크도 선보였다. 세계관 내에서 높아진 이용자 캐릭터의 위상을 역으로 이용해 몰입도를 높인 것.

이 외에도 그는 왜곡된 사랑을 가진 보스 레넨, 데인-데클룸 남매의 재회와 이별, 스토리를 모르는 이용자가 없게 하는 다중 장치(NPC 대사, 퀘스트 설명, 요약 메시지) 등을 배치해 시나리오의 흥미와 몰입감를 더했고, 덕분에 G26과는 다른 높은 완수율(80%)을 달성했다. 

발표 막바지, 전유진 기획자는 시나리오 기획을 하며 얻은 교훈을 전했다. 그는 "'기존의 것을 잘 파악해야 한다'"라며, "아는 것을 비틀면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어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 또한 큰 자산이다"라며, "우리가 아는 걸 잘 활용하면 이용자들에게 더 큰 재미를 드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다르게 나아가자'라는 생각에 갇히지 않고, '아예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해 보자'라고 접근하면 보이는 게 있다"라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먼저 설정하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발표 마무리에 앞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딜레마를 다시 한번 언급한 전유진 기획자. 그는 "이번에 신의 한 수를 뒀더라도 다음 수는 또 고민해야 한다"라며, "이미 한 수가 더 두어진 바둑판에서는 설 자리를 찾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NDC'는 2007년 시작된 국내 대표 게임산업 지식 공유 행사로, 올해 18회를 맞았다. 넥슨은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업계 상생과 성장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NDC'를 2019년 이후 6년 만에 공개 오프라인 콘퍼런스(온라인 생중계 병행)로 전환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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