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교육청은 23일 교육청 앞마당에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의 분향소를 설치했다.
일반 도민과 학생의 조문이 이어진 가운데 이날 오후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과 간부 공무원 등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고, 주말인 24일과 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추모를 원하는 교직원, 학생,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 차관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또다시 일어나서 정말 가슴 아파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이초 사건 이후에 선생님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제도적인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다"며 "제주도교육청의 이번 사안뿐만 아니라 민원 대책 실행 상황에 대해 전국적으로 점검해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사후 처리보다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곧 목숨을 살리는 일인데 우리 제주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단 고인을 잘 모신 다음에 경찰 조사 등을 보면서 매뉴얼을 점검하고 충격을 받은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교육적 접근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교육부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 어떤 구체적인 방법들을 실천할 것인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전날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했다가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 참가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후에 교육청으로 돌아왔다.
오 차관과 김 교육감은 숨진 교사의 빈소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교육청은 이날 오전 교사가 재직했던 중학교에서 3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정서 위기 고위험군 선별 검사 및 특별교육을 진행했다. 특별교육의 내용은 건강한 애도 과정을 통한 돌봄이다.
교육청은 또 이 학교에 특별상담실을 설치, 이날과 26일 이틀에 걸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개인 상담을 진행한다.
29일에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의 조언을 받는 시간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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