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취임일에도 밀입국 시도 적발…정보당국 "작년 이후 자진신고 33건"
"중국군 상륙 시도 가능성 큰 해변으로 들어와…해안방어 능력 시험 가능성"
"중국군 상륙 시도 가능성 큰 해변으로 들어와…해안방어 능력 시험 가능성"

(서울·타이베이=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김철문 통신원 = 최근 대만에서 중국인이 소형보트 등을 타고 밀입국하거나 이를 시도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정보당국은 작년 이후 이러한 밀입국 사례가 33건에 이른다며 해안방어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22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5시께 대만 최전방 섬 중 하나인 얼단다오(二膽島) 인근 해역에서 밀입국하려던 중국인 남성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중국에 등록된 삼판선(중국식 나무배)을 타고 얼단다오로 향하다 대만 해양경비대에 적발됐다. 얼단다오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약 5㎞ 떨어져 있다.
20일은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1년을 맞는 날로, 대만 당국은 군사훈련 등 중국 측 움직임에 대비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중국 국적의 부자가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섬 북서부의 타오위안 해변에 상륙했다. 이들은 상륙 후 경찰에 신고해 "자유를 찾아 왔다"고 주장했다.
대만해경은 이들 부자가 타고 온 고무보트가 약 3m 정도여서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에는 한 중국인 인플루언서가 혼자 고무보트로 대만섬에 건너갔다 왔다며 더우인(틱톡의 중국판)에 관련 영상을 올렸다.
'산둥카이거'(山東凱哥)라는 별명을 쓰는 이 남성은 푸저우 창러공항 인근 해변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약 9시간 동안 이동해 15일 오후 대만 타오위안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보이며 "조국이 사랑하는 이 땅에 꽂았다"고 말했다.
대만 당국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영상을 분석한 결과 타오위안에서 촬영된 것이 맞지만 이 남성이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넜는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는지 등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만 국가안전국(NSB) 차이밍옌 국장은 21일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 출석해 작년 이후 중국인 보트 밀입국 사례가 33건이라고 말했다. 차이 국장은 자진 신고한 중국인 밀입국 건수가 지난해 20건, 올해 13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밀입국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해안 방어에 여전히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개별 사례의 동기와 수법에 대해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안 순찰 인력 강화와 열화상 카메라 등 해안 감시 장치 구매 및 구축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국장은 밀입국한 중국인이 의도적으로 소형보트를 이용해 중국군이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전략 요충지 '붉은 해변'으로 상륙하면서 대만 해안 방어 대응 능력과 상륙 후 대응 처리 메커니즘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일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실제 무력 충돌·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로 안보 목표를 이루려는 군사 행동)이 확실히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 휴어기인 가운데 20∼30척의 '3무(선박 이름과 등록증, 등록항구가 없음)' 철제 어선이 대만해협 서쪽에 나타났다면서 정치적 동기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만 외곽도서에 대한 침투 관련 정치적 수법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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