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이 핵심 오른쪽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이탈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일본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 역할 변화 기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복수의 영국 매체는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엔도가 리버풀의 새로운 '멀티 자원'으로 중용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가 다음 시즌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12일(한국시간) "리버풀이 새로운 제임스 밀너를 찾았다. 알렉산더-아놀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1600만 파운드(약 297억원)짜리 해결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엔도를 차기 시즌 풀백 자원으로 지목했다.

매체가 언급한 밀너는 과거 리버풀에서 뛰었던 미드필더로서, 커리어 중반기부터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바 있다.



이 매체는 "알렉산더-아놀드는 올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나기로 확정됐고, 리버풀은 대체 자원 확보가 필수인 상황"이라면서, "슬롯 감독은 외부 영입보다 기존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 활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알렉산더-아놀드는 올 시즌 공식전 43경기에 출전해 4골 8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공격 전개를 이끌었고, 특히 9시즌 동안 올린 98개의 도움은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형 측면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계약 종료를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공식화했으며, 일부 보도에 따르면 6월 열리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맞춰 마드리드 합류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리버풀은 유망주 코너 브래들리 외에 확실한 우측 수비 대안이 없는 상태다.

매체는 "알렉산더-아놀드의 대체 자원으로 리버풀은 엔도를 비롯해 커티스 존스, 조 고메스, 재럴 콴사 등을 내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선택이 엔도라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엔도는 본래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중앙 수비수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며, "슬롯 감독은 그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해 알렉산더-아놀드의 빈자리를 최소화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리버풀에 합류한 엔도는 위르겐 클롭 전 감독 체제에서 중요자원으로 기용됐으나 이번 시즌부터 경기 후반에 투입돼 짧은 시간만을 뛰며 수비를 강화하는 역할에만 국한됐다.

이에 대해 리버풀 팬 매체 '리버풀월드'는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32세의 엔도는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태도로 앤필드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도 중요한 존재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 역시 "리버풀 내부에서는 엔도가 측면 수비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새로운 측면 수비수보다는 창의적인 미드필더 영입을 통해 팀의 전술 균형을 맞추려는 계획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즉, 엔도의 수비 포지션 전환이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닌 전략적 결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알렉산더-아놀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리버풀의 대응은 단순히 한 명의 영입이나 포지션 전환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그의 창의력과 킥 능력은 팀 전반의 공격 전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측면 수비 자원 보강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나, 당장 대형 영입보다는 내부 자원 재정비와 전술적 실험을 통해 공백을 메우는 방식이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

엔도가 '새로운 밀너'로서 리버풀의 다음 시대를 지탱할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