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칸 매체 "中·아프간·파키스탄, 아프간에 대한 인도 영향력 제한키로"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가 모든 체제 전복 음모를 분쇄하라고 정보당국에 주문하고 나섰다.
12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에 따르면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최고 지도자는 전날 정보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연 세미나에서 정보기관을 "이슬람 체제의 중추"라고 추켜세우며 이같이 요구했다.
아쿤드자다는 이어 샤리아(이슬람 율법) 이행과 이에 관한 대중의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탈레반이 대중을 대할 때는 친절함과 동정심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톨로뉴스는 아쿤드자다의 이번 발언이 나온 배경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각에선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해외 원조 삭감 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심 이반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2021년 8월 자국군을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후에도 아프간에 대한 최대 원조국 역할을 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해외 원조를 대폭 줄였다.
이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웃 파키스탄에서 추방돼온 자국민 등으로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정부 외무장관도 전날 외무부 산하 교육기관 수료식에 참가해 안팎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가적 단합을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 최고 지도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무타키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라믹 에미리트(탈레반 정부의 국호)가 국익을 바탕으로 국내외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 매체인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지난 10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열린 아프간과 중국, 파키스탄 대표간 비공개 회의에서 3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의 전략적 영향력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날 전했다.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회의 참가자들이 아프간에 대한 인도 영향력을 외교활동에 국한하고 경제 등 여타 부문에 대해서는 제한키로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탈레반이나 중국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와 중국은 여타 남아시아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