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협 "단맛 풍부하고 향 진해 소비자 만족도 높아"

(서귀포=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16일 오전 9시 56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강시록 씨의 감귤하우스.
일꾼 한 명이 작은 수레에 주황색 감귤이 가득 담긴 바구니 4개를 싣고 오자 다른 한 명은 신문지가 깔린 플라스틱 상자에 골고루 나눠 담았다.
또 다른 일꾼은 감귤이 담긴 상자를 하우스 밖으로 들고 가 쌓아 올렸다.
안쪽에서는 대여섯명의 여성 일꾼이 부지런히 바구니에 감귤을 따 넣었다.
사람들은 보통 10월부터 2월 사이에 감귤을 수확하는 것으로 알지만 '카라향'(남진해)은 아무리 일러도 3월 말부터 수확한다.
카라향은 만감(晩柑)류다. 만감류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노지 감귤(온주밀감)보다 늦게 익는 감귤을 말한다.
카라향은 다른 감귤 품종과 마찬가지로 4월에 꽃이 피지만 열매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약 1년이 걸린다.
일반 노지 감귤은 꽃이 핀 그해 10월이나 11월부터 수확하는 점을 고려하면 카라향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품종 중 가장 늦은 시기에 수확하는 감귤이다.
그래서 지금 수확하는 카라향은 2024년산이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카라향의 평균 당도는 13∼16브릭스로 아주 높다. 반면에 산도가 낮아 단맛이 풍부하고 입안에서 향이 진하게 퍼지는 특징이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올해 9대 도매시장의 카라향 3㎏들이 1상자 누계 평균 가격은 1만3천540원이다. 이는 전년도 1만6천262원보다 2천722원(16.7%) 낮은 가격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1∼2월에 수확해 저온저장했던 한라봉과 천혜향이 현재까지 조금씩 출하되고 있어 카라향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며 "지금 시기에 생산되는 가장 싱싱한 감귤이어서 소비자 만족도는 높다"고 설명했다.
카라향은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카라만다린에 길전폰칸의 꽃가루를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우리나라에는 2008년 제주도농업기술원을 통해 도입됐다.
이후 2013년 제주감귤농협을 통해 처음으로 카라향 74t이 출하됐다. 해마다 재배 농가 수와 면적, 출하량이 늘고 있다.
2023년에는 348농가가 126㏊에서 3천742t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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