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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알려진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 끝없는 모래가 펼쳐지는 사막 한쪽에 얼룩덜룩한 언덕들이 솟아 있습니다.
버려진 청바지와 티셔츠, 스웨터 등이 만들어낸 '옷 산'입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이 전한 이 사막의 풍경은 쉽게 만들어 입고 쉽게 버리는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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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들은 중국이나 방글라데시 등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뒤 유럽, 아시아, 미국 등의 시장을 거쳐 칠레로 들어온 중고·재고 의류입니다.
일부는 중남미 곳곳에서 다시 판매되지만, 결국 팔리지 못한 옷들이 이렇게 사막에 버려져 쌓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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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칠레 북부 이키케 항구로 5만9천t의 옷이 들어오고, 그중 3만9천t이 버려진다고 합니다.
옷들은 대부분 생분해되지 않고 화학 처리가 돼 있어서 함부로 매립할 수 없습니다. 사막에 쌓아둔다고 해도 대기를 오염시키는 것은 마찬가집니다.
주변에 사는 서민들이 옷더미를 뒤져 쓸만한 옷을 입거나 내다 팔기도 합니다. 다행히 버려진 옷을 재활용해 가방이나 공책, 실 등을 만드는 기업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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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7천500ℓ의 물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2000∼2014년 사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두 배로 늘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따라 너무 많은 옷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동안 지구도 함께 병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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