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위헌 여부·정치인 체포 지시 등 공방…'부정선거' 제기
尹,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직접 최후진술 나서
尹,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직접 최후진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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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헌법재판소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면서 두 달 넘게 진행된 변론 절차를 마무리했다.
역대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인 이번 사건에서 헌재는 73일간 총 11회 변론을 열고 12·3 비상계엄 선포 등 윤 대통령 집무집행의 위헌·위법성을 심사했다.
증인은 6차례 변론기일에 모두 16명이 나왔다. 이들에 대한 신문 과정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 윤 대통령의 국회 봉쇄 및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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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1일만인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접수 통지 등 관련 서류를 수령하지 않아 절차 진행이 멈춰있자 발송송달을 통해 그달 20일 서류가 정상 송달된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첫 변론준비기일은 헌재가 사건을 접수하고서 13일 지난 작년 12월 27일 열렸다.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은 본격 변론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일정 등을 정리하는 변론준비기일부터 탄핵소추의 적법성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충돌했다.
헌재는 1월 3일 2차 준비기일을 끝으로 두 번 만에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변론 절차에 착수했다.
이후 1월 14일 1차 변론을 시작으로 설 연휴를 제외하고는 주 2회씩 변론을 진행하는 '강행군'에 들어갔다.
첫 변론은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4분만에 끝났고, 이틀 뒤 16일 2차 변론부터 본격적인 공방을 시작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에 대한 증인 신청도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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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3차 변론에는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심판정에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본인의 탄핵심판에 출석한 것은 이날이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국회 탄핵소추 사유를 부인하며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4차 변론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장관을 직접 신문하며 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 병력 규모와 계엄 포고령 작성 경위 등을 묻기도 했다.
헌재는 군사령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5차 변론부터는 윤 대통령이 증인을 직접 신문하는 것은 제한하고 대리인의 신문이 끝난 뒤 따로 발언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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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변론에서는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나서 윤 대통령의 정치인 등 체포 지시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홍 전 차장은 이날 신문에서 체포 대상자 명단을 작성한 경위 등을 자세히 진술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한 전화는 격려차 한 것이었으며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 지시를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후 마지막 증인 신문이 진행된 10차 변론에 홍 전 차장을 재차 증인으로 불러 그의 메모와 증언의 신뢰성을 집중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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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변론에서는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국회에 병력을 투입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고 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증인으로 나선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에게 그날 어떤 지시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이른바 '탄핵 공작'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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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은 변론 초반부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주된 배경에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부정선거론을 쟁점으로 꺼내 들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7차 변론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보안점검을 진행했던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국회 측은 부정선거론은 이번 사건 쟁점이 아니라고 반발했으며,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을 증인으로 불러 선거 부정이 없었다는 점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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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회씩 쉴 틈 없이 달려 온 탄핵심판 변론 절차는 지난 18일 9차부터 막바지 수순에 들어섰다.
헌재는 9차 변론에서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이 그간 제시한 증거와 주장을 정리하는 절차를 가졌으며, 10차 변론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장원 전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대상으로 마지막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헌재는 25일 양측의 종합변론을 듣고,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을 끝으로 11회에 걸친 변론을 모두 마쳤다. 이날 선고기일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재판관 평의와 평결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최종 결정 선고는 다음 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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