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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토 교환' 거론에 초비상 걸린 젤렌스키 '필사 외교전'

연합뉴스입력
유럽 정상 30여명과 대화하고 영국도 급거 방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될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영토 교환'이 합의 조건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자 우크라이나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직접 전해 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 조건이 관철되지 않도록 사력을 다한 외교전을 펼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키이우 주재 유럽 외교관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적대행위를 멈추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영토 교환을 거론했다.

다소 모호했던 영토 교환 제안이 훨씬 명확한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평화를 중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합의를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일대일로 만날 예정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는 평화 협정으로 러시아에 영토를 이양해야 할 수도 있으며 푸틴에게 외교적 고립으로부터 빠져나올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현실화했다고 NYT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우선 휴전 이후에 영토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는 어떤 합의도 이뤄져선 안 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소외되지 않고 러시아가 협상 조건을 좌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한 외교전을 돌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 20명 이상과 통화했으며 전날에는 독일 총리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함께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와의 화상회의에 참석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에는 영국을 방문해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난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이 논의할 내용에 대한 세부 사항은 전하지 않았으나 15일 있을 미-러 회담과 휴전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의 외교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 교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더욱 불이 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영토 교환에 대해 "이는 3년 반 동안 싸워온 영토다. 아주 복잡하다"라며 "우리는 일부는 돌려받고 일부는 교환할 거다. 양쪽에 모두 개선되도록 영토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반발하며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유럽 국가들에도 협조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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