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D-100] ③ '경주는 공사중'…한국의 美 더하고 야경도 손본다
연합뉴스
입력 2025-07-21 07:01:07 수정 2025-07-21 07:39:24
주요 시설물 공사 속도전, 정상회의장·만찬장 공정률 30%…'리허설 기간 부족' 우려도
각국 정상·기업인 3만명 방문…행사장 반경 3㎞ 이내 숙소 4천463개 마련
호텔확보전 치열, 포항앞바다 크루즈 활용계획도…김해공항·KTX경주역 수송거점 활용


국립경주박물관 내 APEC 정상회의 만찬장 공사현장[촬영 손대성]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17일 경북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중앙 마당.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안전모를 쓰고 작업복을 입은 현장 작업자들과 중장비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곳은 오는 10월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정상들이 모이는 만찬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기초 공사가 마무리돼 기둥과 지붕 공사를 앞두고 있다. 공사 공정률은 30%다.

만찬장은 'APEC 행사의 꽃'으로 정상회의장 이상으로 중요한 만큼 단순한 행사 공간을 넘어 개최도시의 문화 정체성과 외교 성과 등을 상징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북도 등 관계기관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유산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을 만찬장으로 선정하고 한국의 미를 살리기 위해 석조계단, 처마 등 전통적 요소를 설계에 반영했다.

내부에는 대기실이나 케이터링 시설 등을 제외하면 구조 자체가 비교적 단순해 향후 공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9월 중순에는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APEC 정상회의 만찬장 공사현장[촬영 손대성]

비슷한 시간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에서도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실내에 있는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정상회의에 걸맞게 회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다. 공사 공정률은 30%.

정상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는 '신라 누각'을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이다.

정상회의장은 정상들을 위한 무대, 기업자문위원을 위한 객석으로 공간이 분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이나 나라별 종교를 고려한 기도실, 실무대표단 공간, 행정지원시설, 양자 회담장, 수행원 공간, 고위급 오찬실 등도 조성된다.

실내여서 날씨와 상관없이 공사할 수 있는 만큼 작업자들은 부지런히 오가며 공사를 이어갔다.

APEC 정상회의 주 행사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촬영 손대성]

화백컨벤션센터 야외 전시장에서도 작업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정상회의 기간 국내외 주요 언론사가 취재하는 공간인 미디어센터가 들어서는 이곳은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이미 골조 공사가 끝났고 지붕 공사가 절반 정도 진행돼 현재 공사 공정률은 50%를 넘어섰다.

공사를 맡은 유원종합건설 현장대리인은 "계획한 공정률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비가 장기간 오거나 많이 내려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공사 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원래 APEC 행사가 끝나면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경북도와 경주시 등이 강력히 요청해 올가을 APEC 행사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건설하고 있다.

지붕 공사 진행 중인 APEC 정상회의 미디어센터[유원종합건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상회의 주 행사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가 있는 보문관광단지 곳곳에는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정비하는 공사가 이어졌다.

보문관광단지 내 숙박시설도 개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소노캄 경주(옛 소노벨 경주)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문을 닫고 1천700억원을 들여 전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이런 모습은 경주 주요 도심지도 마찬가지.

보문호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인 북천 일대도 정비를 위해 투입된 중장비가 여기저기 보였다.

분황사 주변 인도에서도 블록 교체 등을 위해 차로를 막고 공사가 진행되다가 보니 차가 지나가거나 사람이 걷기 어려울 정도로 어수선했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화단을 가꾸는 공사도 동시에 진행됐다.

사실상 경주 전역이 공사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한 경주 시민은 "인도 전체가 공사장인 구간이 많아 현재는 다니기 너무 불편하다"고 불평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경주 전역에서 공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어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9월 중순께는 공사가 마무리돼 정비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중인 APEC 정상회의 미디어센터[촬영 손대성]

일각에선 행사 전까지 시설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 숙박시설이 경주 방문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또 시설 준공 후 행사까지 남는 시운전 기간이 고작 1개월 반 정도여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시설 공사 공정률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정상회의장 30%, 국제 미디어센터 50%, 전시장 40%, 만찬장 30% 등이다.

정경민 경북도의원은 "시설 공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야간경관 공사가 아직 눈에 보이는 게 별로 없다"며 "용역 발주하고 설계하고 있는 상황인데 설치는 보름이나 한 달이면 한다고는 하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와 시는 만찬장, 전시장 등에는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인력과 물자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애초 9월 말까지로 계획된 미디어센터와 만찬장 완공 시기를 보름 정도 앞당기고 한 달여간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12개 주요 호텔은 적게는 50억원, 많게는 1천700억원을 들여 각국 정상을 위한 최고급 객실(PRS) 35개를 만들고 있다.

각국 정상을 위한 최고급 객실은 최대 500㎡ 규모로 정상과 수행원 숙소, 응접실, 회의실, 조리 및 식사 공간까지 갖춘다.

각국 정상 등을 위한 숙박시설은 전면 새 단장 공사를 진행 중인 일부 호텔을 제외하고 대부분 이달 말에서 8월 초 사이 개보수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시설 중 일부는 각국 정상 외에 세계적 기업의 국빈급 최고경영자에게 배정된다.

각국 정상이 묵을 장소나 객실, 동선 등은 보안 사항이어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정상회의 기간에 하루 최대 방문 예정자는 7천700명이다. 연인원은 3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행사 때는 정상과 정부 대표단, 경제대표, 언론사, 지원 인력 등에 배정된 숙소가 4천740개실이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4천463개, 10㎞ 이내에 1만2천812개의 숙소가 준비돼 경주지역 숙박시설로도 전체 방문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비 공사 중인 경주 보문관광단지[촬영 손대성]

이와 별도로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주와 가까운 포항 영일만항에 대형 크루즈선을 띄워 각국 최고경영자(CEO)가 묵을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 현재 정부·경북도 등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런 와중에 각국 정상들이 묵을 숙소 확보를 위한 사전 호텔 확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APEC 21개 회원국 주한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 10일 경주를 찾아 준비 상황을 살폈다.

경북도와 경주시 관계자는 "행사 참가국 관계자를 중심으로 숙소나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 대책도 관심이다. 정부 등 관계기관은 각국 대표단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김해공항과 KTX 경주역 2곳을 거점으로 지정하고 교통거점과 숙소 간 노선, 숙소와 회의장 간 노선에 셔틀버스를 운영해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도와 시는 서울역∼경주역 노선(KTX, SRT) 증설과 인천공항∼김해공항 내항기 증편을 요청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 환승 주차장 2곳을 운영하고 일반 차량을 통제해 회의장 인근 차량 유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회의 기간 중 자가용 승용차 2부제 자발적 참여도 유도한다.

도와 시는 중앙부처와 수십차례 협의 및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지역 여건을 감안해 교통 기본구상 용역을 완료했으며 이를 토대로 정상회의 기간 중 쾌적하고 신속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상철 경북도 APEC준비지원단장은 "행사를 위한 시설물들은 계획한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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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인 경주 숙박시설[촬영 손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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