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 정상을 탈환했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6번째 트로피를 챙기며 여자단식 무적임을 알렸다.
지난해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을 안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일 일본 도쿄의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왕즈이(중국)를 42분 만에 2-0(21-12 21-1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지난 2023년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대회에서 첫 우승한 뒤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요코하마에서 열렸던 일본오픈에선 파리 올림픽 금메달 뒤 무릎과 발목 부상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번 대회에선 32강부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게임스코어 2-0 완승을 챙기며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안세영은 지난 15일 이번 대회 여자단식 첫 경기(32강)에서 세계 10위 랏차녹 인타논(태국)을 38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4 21-11)으로 가볍게 꺾었다.
하루 쉬고 17일 열린 16강에선 같은 한국의 김가은(세계 18위)을 만나 41분 만에 2-0(22-20 21-12)으로 이겼다.
8강에선 두 달 전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자신에게 올해 첫 패배를 안긴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를 만났다. 일본오픈 우승을 위한 최대 승부처로 여겨졌으나 예상 외로 손쉽게 이겼다.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43분 만에 게임스코어 2-0(21-16 21-9)으로 완파했다.
19일 벌어진 4강에선 세계랭킹이 32위에 불과한 일본의 군지 리코를 43분 만에 2-0(21-12 21-10)으로 제압하고 결승까지 내달렸다.
결승 역시 싱거웠다. 세계 1위와 2위의 대결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을 만큼 안세영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왕즈이는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휴식과 재활에 전념하다가 처음 출전한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을 물리치고 우승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선전에서 열렸던 BWF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서도 안세영을 게임스코어 2-0으로 따돌리면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올해는 달라서 안세영이 1월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2-0으로 이긴 뒤 3월 전영오픈 결승과 6월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에서 모두 게임스코어 2-1로 눌렀다. 그리고 일본오픈에선 2-0 셧아웃 승리를 챙겼다.
지난 4월 중국 샤먼에서 열린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한국이 매치스코어 1-3으로 패했으나 안세영 만큼은 여자단식에서 상대 선수로 나온 왕즈이를 허벅지 부상으로 컨디션 100%가 아님에도 게임스코어 2-1로 이겨 한국의 자존심을 세우는 등 중국의 떠오르는 여자딘식 스타 왕즈이를 올해 5전 전승으로 무참히 짓밟고 있다.

안세영은 일본오픈 결승 1게임 10-10으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8득점 챙기면서 승기를 잡았다. 강한 스매시로 점수 차를 벌린 안세영은 특유의 강점인 체력과 수비로 왕즈이의 공격 의지를 꺾은 뒤 엔드라인을 공략하며 웃었다.
이어진 2게임에서도 두 차례 연속 5득점 하며 순식간에 20-8까지 앞서나갔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은 올해 참가한 7개 대회 중 싱가포르오픈을 제외하고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일본오픈 등 총 6차례 우승을 거머쥐면서 배드민턴 여자단식 '1강'임을 과시했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고의 여자단식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BWF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 쾌거를 일궈냈던 안세영은 한 달 뒤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1년 연기돼 실제론 2023년 9월 개최)에서 배드민턴 단체전과 여자단식을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8월 파리 올림픽에서 5전 전승으로 시상대 맨 위에 올라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올해 들어선 기세를 더욱 끌어올려 여자단식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안세영은 장소를 중국으로 옮겨 저장성 창저우에서 22~27일부터 열리는 BWF 슈퍼 1000 중국오픈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