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현준이 프리시즌 첫 경기부터 골맛을 봤다.
그런데 양현준이 득점한 상대가 지난 시즌 영국의 최상위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까지 거머쥔 뉴캐슬 유나이티드라 화제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지휘하는 스코틀랜드 챔피언 셀틱은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셀틱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셀틱은 전반전 중반 아르네 엥겔스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후반 내내 네 골을 쏟아부으며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따냈다. 4-3-3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양현준은 후반 8분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의 도움을 받아 득점을 터트리며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셀틱은 카스페르 슈마이켈, 이나무라 하야토, 오스턴 트러스티, 데인 머레이, 앤서니 랄스톤, 아르네 엥겔스, 칼럼 맥그레고르, 루크 맥코완, 마에다 다이젠, 양현준, 조니 케니를 선발로 내보냈다.
뉴캐슬은 닉 포프, 맷 타깃, 파비안 셰어, 스벤 보트만, 키어런 트리피어, 루이스 마일리, 조 윌록, 브루노 기마랑이스, 하비 반스, 윌리엄 오술라, 제이컵 머피가 선발 출전했다.
앤서니 고든, 알렉산데르 이삭, 산드로 토날리 등이 빠지기는 했으나, 뉴캐슬의 선발 명단은 전반적으로 주전조와 큰 차이가 없었다. 셀틱도 핵심 선수들을 다수 선발로 내보냈지만 두 팀의 체급 차이를 고려하면 셀틱의 대승이 주목받을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홈 어드밴티지를 앞세운 셀틱은 전반 28분 엥겔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리드를 가져왔고,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슈마이켈 골키퍼의 정교한 패스를 받은 케니가 추가골까지 터트리며 전반전을 2-0으로 마쳤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9명의 선수들을 교체한 뉴캐슬과 달리 교체 없이 후반전을 맞이한 셀틱은 후반 8분 양현준의 득점이 나온 이후에야 교체카드를 꺼냈다. 60여분만 뛰고도 인상을 남긴 양현준은 후반 17분 마르코 틸리오와 교체되어 나갔다.

이후 셀틱은 후반 30분 아스널에서 복귀한 키어런 티어니와 리암 스케일스가 합작한 네 번째 득점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뉴캐슬이 실점 이후 투입한 트래비스 헤르네스와 션 니브는 경기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양현준이 프리시즌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득점에 성공했다는 게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로저스 감독 체제에서 셀틱의 조커로 자리잡은 양현준은 이번 시즌 주전으로 뛰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동의 주전이었던 후루하시 교고가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의 스타드 렌으로 이적하면서 공격진에 공백이 생겼는데, 양현준이 이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로저스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에서 프리시즌 첫 경기,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의 강호라고 할 수 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득점했다는 점이 양현준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다.
다만 양현준이 이번 여름이 지난 이후에도 셀틱에 남아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노리치 시티가 승격을 위한 열쇠로 양현준 영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양현준은 이번 여름 셀틱을 떠나는 것에 열려 있으며, 노리치를 비롯한 다수의 구단이 양현준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언론은 "셀틱은 아직 양현준을 이번 이적시장에서 내보낼지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달 초 레기아 바르샤바가 양현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며 "노리치는 포르투로 이적한 보르하 사인츠를 대체할 선수를 찾고 있으며, 양현준은 그 중 한 명으로 추측된다. 구단은 파페 디알로 영입을 논의 중이지만, 그의 워크 퍼밋 허가 때문에 지연이 생길 수 있어 영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원FC 출신 양현준은 지난 2023년 여름 셀틱으로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를 밟았다. 같은 시기 부산 아이파크의 권혁규와 함께 셀틱에 입단해 앞서 수원 삼성을 떠나 합류했던 오현규와 함께 '셀틱 트리오'로 묶였다.
그러나 양현준의 첫 유럽 생활은 쉽지 않았다. 리버풀 출신 브랜던 로저스 감독 아래에서 수차례 기회를 받았지만,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결국 벤치로 밀려났다. 양현준은 2023-2024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1경기(선발 13경기)를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는 리그에서 올린 1골 3도움이 전부였다.

지난 시즌은 달랐다. 초반에는 약간 부침을 겪는 듯했으나, 후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주요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승부를 가르는 득점이나 도움을 기록하며 셀틱의 '슈퍼조커'로 자리매김했다.
잠시 양현준을 외면했던 로저스 감독도 양현준의 활약을 두고 "양현준은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출전 시간이 짧지만 즉각적으로 팀에 영향을 미쳤다"며 양현준을 칭찬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셀틱에서 입지를 넓힌 양현준이 해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그가 이번 여름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