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캡틴 송성문이 오랜 기간 함께했던 '스승' 홍원기 감독의 경질에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송성문은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날 홍원기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다. 내게는 너무 감사한 분이다"라며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는 '(내가) 더 잘했으면 이렇게 (해임) 되시지 않았을 것 같아서 죄송하다'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4일 오후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의 경질을 발표했다.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이 1군 감독대행, 1군 운영팀장이었던 허승필 팀장이 단장으로 이동했다.
키움은 지난 10일 2025시즌 전반기까지 27승61패3무, 승률 0.307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9위 두산 베어스(36승49패3무)에 10.5경기 차로 뒤져 있어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인 상황이다.
키움 관계자는 "전반기를 마친 뒤 구단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경질) 결정을 내렸다"며 "금일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위재민 대표이사께서 홍원기 감독님, 고형욱 단장님, 김창현 수석코치님께 내용을 전달하셨다"고 밝혔다.

송성문은 2015년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키움에 입단하며 당시 1군 내야 수비코치를 맡았던 홍원기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9시즌을 마치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함께했다.
송성문이 상무에서 전역해 돌아온 2021시즌 홍원기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를 보내고 있었다. 홍원기 감독은 2022시즌 송성문을 주전 3루수로 중용, 팀 내야의 중심으로 키워냈다.
송성문은 2022시즌 13홈런 79타점을 기록했다. 키움이 페넌트레이스 3위를 거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2024시즌에는 타율 0.340(527타수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21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송성문은 2025시즌에도 전반기까지 타율 0.287(356타수 102안타) 14홈런 51타점 12도루로 제 몫을 해줬다. 다만 키움은 외국인 선수들의 동반 부진과 부상,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 속에 개막 직후 최하위로 추락한 뒤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홍원기 감독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경질됐다.

송성문은 휴식일이었던 지난 14일 아내와 함께 충남 태안에서 시간을 보내던 가운데 홍원기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송성문은 "홍원기 감독님께서 본인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앞으로도 하던 대로 열심히 잘 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스승이시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송성문은 다만 오는 17일부터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다독이면서 남은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다짐했다.
송성문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거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고 게임을 준비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설종진 감독대행님은 2군에서 운영팀장님으로 계실 때 처음 뵙었다. 신인 시절 적응이 어렵고 그럴 때 따로 밥도 사주시고 잘 챙겨주셨다.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시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칼 같은 부분도 있으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고척, 김지수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