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갑작스럽게 키움 히어로즈 1군 지휘봉을 잡게 된 설종진 감독대행이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갖고 후반기 레이스 준비에 돌입했다.
설종진 대행은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1군 선수단 훈련에 앞서 공식 미팅을 진행하고, 키움 사령탑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설종진 대행은 "부담감, 책임감이 많이 느껴진다. 홍원기 전 감독님과 통화를 잠깐 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있으니 잘 추스려서 남은 시즌을 잘 치러주기 바란다'고 하셨다"며 "홍원기 감독님의 해임이 성적 때문인 만큼 후반기 53경기에서 4할에서 5할 승률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4일 오후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의 경질을 발표했다. 2025시즌 전반기까지 27승61패3무, 승률 0.307로 팀 성적이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던 가운데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키움은 현재 상태로 2026시즌 새 판 짜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전반기를 마친 뒤 내부적으로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의 거취 문제를 결정했고, 14일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홍원기 감독은 2021시즌을 앞두고 키움 지휘봉을 잡은 뒤 올해까지 5시즌 동안 영웅군단을 이끌었다. 2022시즌 통합 준우승 직후 3년 총액 14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 중도 낙마의 아픔을 맛봤다.

키움은 2025시즌 개막 전부터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하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투타에 걸쳐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를 다수 보유한 건 사실이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줄 '기둥'은 없었다. 2023시즌 종료 후 이정후, 2024시즌을 마친 뒤에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야수진 구성이 10개 구단 중 가장 약했다.
키움은 이 때문에 2025시즌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타자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야시엘 푸이그는 성적 부진으로 방출, 루벤 카디네스는 부상으로 별 보탬이 되지 못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케니 로젠버그도 부상 때문에 시즌 아웃이 확정적이다. 현재 상태로는 3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는 거역할 수 없는 현실이다.
키움은 일단 홍원기 감독을 경질하고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에 1군 감독대행 역할을 맡겼다. 홍원기 감독은 매년 거듭된 전력 유출 속 별다른 보강 없이 힘겹게 팀을 이끌었지만, '재계약 불가'가 아닌 '해임'으로 히어로즈를 떠났다.

설종진 대행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뒤에서 봤을 떄는 선수들 분위기가 가라 앉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져야 될 절실함을 못 느꼈다"고 지적했다.
또 "선수들에게 후반기에는 절실함을 조금 느끼면서 구단과 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고 부탁했다"며 "감독 대행이지만 1군 책임자이고, 수장이다. 책임감은 많이 느낀다. 남은 경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대행으로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거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설종진 대행은 이와 함께 벤치의 작전 개입, 도루 시도 등이 늘어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가 기록상으로 출루율이 제일 낮고, 그래서 득점이 적었다. 1~2점 차 패배가 많았다"며 "일단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보자는 의미다. 아마 게임 초반부터 번트도 그렇고 '런 앤드 히트' 사인이 많이 나갈 거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고척, 김지수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