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모드' 전환에…러, 긴장 속 "예상보다는…" 안도도
연합뉴스
입력 2025-07-15 11:50:27 수정 2025-07-15 17:00:01
"완전한 입장 유턴" 분석…강경태세 지속 의문·푸틴 역이용 가능성
러 증시는 상승…'트럼프, 어디로 튈지 몰라' 대응 수위 고심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무기 지원과 대러시아 관세 제재 카드를 동원해 강경모드로 돌아서면서 러시아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을 두고 러시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예상한 강도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0일 시한'을 러시아가 또 다른 '시간 벌기'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백악관 회담 자리에서 나토를 통한 미국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는)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율이 100% 정도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는 그가 2기 정부 출범 초기 러시아에 대해 보인 우호적인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휴전 협상을 밀어붙였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선을 긋고 영토 양보를 종용하는 등 러시아에 유리한 휴전 조건을 제시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실질적인 논의 진전을 미루며 협상을 끌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러시아를 겨냥한 본격적인 고강도 압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은 "그가 집권 초기에 취했던 접근 방식과는 완전히 정반대되는 입장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영국 BBC 방송도 "트럼프의 발표는 러시아에 대한 더욱 강경해진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며 "이는 평화 협정 타결에 미온적인 푸틴의 태도에 대한 트럼프의 좌절감을 투영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기존 입장에서의 완전한 '유턴'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좌)과 푸틴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압박이 러시아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위협성 '발언'에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가 향후 대응 수위를 계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며 2주 후 '다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2주 뒤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0일 시한을 역이용할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기간 내에 러시아가 점령지를 최대한 넓힌 뒤 50일 시한이 임박한 시점에 협상에 응하는 등의 '외교적 꼼수'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트럼프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관세 제재' 유예 시한이 도래하면 이를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압박에도 러시아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증시는 이날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루블화 역시 이날 장중 달러당 79.75루블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이며 78.10루블 선까지 회복했다.

러시아 애널리스트 아르티옴 니콜라예프는 "트럼프는 러시아 지도부가 무언가를 내놓고 협상 국면을 연장할 수 있도록 50일이라는 시간을 줬다"며 "게다가 트럼프는 이런 시한을 미루고 연장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시장의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러시아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인내심의 한계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극약처방'에 나설 경우 러시아로선 전략적 오판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백악관 신앙사무실 오찬 행사에서 여러 번 협상이 타결됐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거듭 드러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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