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워싱턴 내셔널스가 15년 만에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전체 1순위 유망주를 선택했다.
워싱턴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클라호마주 포트 콥-브록스턴 고등학교의 유격수 엘리 윌리츠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MLB.com에 따르면 윌리츠는 만 17세 216일 나이로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어린 선수였다. 원래 2026년 졸업 예정이었지만, 윌리츠는 조기 졸업을 선택해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MLB 파이프라인 기준 이번 드래프트 전체 5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윌리츠는 "모든 아이의 꿈이 전체 1순위 지명이다. 나도 그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해 왔다"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되면 그 누구도 그 위에 있을 수 없다.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윌리츠는 MLB 역사상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어린 선수다. 1987년 켄 그리피 주니어(17세 193일) 이후 가장 어린 전체 1순위 선수가 됐다. 역대 최연소 전체 1순위 선수는 1968년 팀 폴리(17세 180일)다.
워싱턴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구단 프런트에도 큰 변화를 겪었다. 드래프트 일주일 전 마이크 리조 단장과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을 해임한 워싱턴은 2012년부터 구단에 몸을 담았던 마이크 디바르톨로를 임시 단장으로 임명했다.
디바르톨로 임시 단장은 "윌리츠는 우리의 보드에서 최고의 선수였다"며 "스카우트와 데이터 분석팀이 이견 없이 최고의 타자이자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했다. 훌륭한 인성과 성실함까지 갖춘 선수"라고 설명했다.


윌리츠는 스위치 히터로서 특히 좌타석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 나이에 비해 매우 성숙한 타격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장타력은 다소 원석 단계지만, 향후 메이저리그에서 연평균 15홈런 정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윌리츠는 "나는 아직 17살이다. 앞으로 힘과 파워를 더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보다 더 열심히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또 그라운드 밖에서는 좋은 사람, 좋은 동료로 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윌리츠는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녔고, 수비에서도 좋은 본능과 감각을 보여준다. 스카우트들은 향후 신체가 성장함에 따라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격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외야수 전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일부 스카우트는 "양키스의 앤서니 볼피의 10대 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워싱턴 아마추어 스카우팅 부문 부사장 대니 하스는 "그는 정말 쉽게 루틴 플레이를 소화한다. 17살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부드러운 손놀림, 빠르고 정확한 발놀림,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다.
윌리츠는 오클라호마대학교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전체 1순위 지명으로 프로에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아버지 레지 윌리츠는 과거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오클라호마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코치로 재직 중이다. 형 잭슨 윌리츠도 현재 오클라호마대 야구부에서 뛰고 있다.
엘리 윌리츠는 이미 내셔널스 소속 투수 제이크 어빈, 케이드 카발리, 제이크 베넷 등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츠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발전할 부분도 많다"며 "워싱턴 내셔널스라는 훌륭한 팀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뛸 수 있게 돼 기쁘다. 이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와 관계를 쌓으며 열심히 훈련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MLB.com 캡처/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