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류현진에게도 비밀로 했던 깜짝 퍼포먼스였다.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류현진 유니폼을 입고, 왼손으로 투구하며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폰세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 베스트12로 출전, 우수투수상을 거머쥐었다. 팬 투표에서 162만5259표, 선수단 투표 234표를 받고 압도적인 1위로 베스트12에 선정된 폰세는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로 나서 1이닝 1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폰세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스타워즈' 속 캐릭터 '다스베이더' 코스튬을 입고 등장했다. 폰세는 경기 전 스타워즈를 보며 마인트컨트롤을 할 정도로 '스타워즈' 매니아. 한화 구단은 "폰세가 한국에는 스타워즈 팬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알아볼 것이라며 야심차게 준비했다. 폰세가 직접 미국 직구를 통해 코스튬을 공수했다"고 전했다.

이내 다스베이더 가면과 망토를 벗어던진 폰세는 푸른색 유니폼을 덧입었다. 99번과 'RYU' 마킹이 된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폰세는 드림 올스타 선두타자 구자욱을 상대로 왼손으로 초구를 던졌다. 크게 뜬 느린 공이었지만, 구자욱이 방망이를 크게 휘두르며 폰세의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올스타전 출전이 확정되기 전, 기대해도 되는 부분이 있냐고 묻자 당시 폰세는 "류현진 선수처럼 왼손으로 한 번 던져보겠다"고 웃었다. 폰세는 "와인드업부터 모든 투구 동작을 류현진 선수랑 똑같이 따라해 보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정말로 완벽하게 '류폰세'가 됐다.

올스타전을 마치고 만난 폰세는 류현진을 따라한 퍼포먼스에 대해 "그렇게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이었다. 류현진 선수가 정말 오래, 많은 활약을 해왔기 떄문에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퍼포먼스를 준비헀다"고 전했다. 류현진에게는 미리 말을 하지 않았다.
폰세는 예전부터 류현진의 토론토 유니폼을 구하고 있었다. 폰세의 아내 엠마 폰세는 "류현진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말에 "그러니까. 류현진은 수 백 벌도 있을 텐데. 그런데 남편은 '난 팬답게 정통 방식으로 구해야 한다'고 했다"고 웃었다.
류현진도 알고 있었다. 류현진은 "항상 이베이에서 찾고 있는데 너무 비싸게 올라와 있어서 살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라. 미국에 두고 와서, 만약 폰세 선수가 내년에도 같이 한다면 겨울에 미국에서 가져와 선물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폰세가 류현진의 유니폼을 구한다는 소식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고, NC파크를 찾은 한 팬이 폰세에게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을 선물했다. 이 유니폼을 받은 폰세는 소리를 지르며 행복해 했다. 또 훈련을 마친 뒤에 한국말로 "현, 진, 선, 수!" 하고 부르더니 유니폼에 류현진의 사인을 받았고, 또 한 번 괴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현했다.
다만 팬에게 선물받은 유니폼은 폰세에게 맞지 않는 사이즈의 홈 유니폼이었는데, 이날은 폰세에게 딱 맞는 원정 유니폼을 입고 류현진처럼 와인드업었다. 폰세에게 어떻게 유니폼을 구했냐고 물었더니 그는 "비밀"이라고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한준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