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이제 40살이 된 루카 모드리치가 13년 스페인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새로운 행선지는 바로 이탈리아의 명문 AC 밀란이다.
새 감독이 그의 합류를 공언했다. AC 밀란 새 사령탑이 된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자신의 부임 뒤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드리치는 8월에 우리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복수의 유력 외신도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모드리치는 지난 5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이는 그의 13년 레알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결정이었다.
이후 여러 구단들이 그를 주시했으나, 결국 AC 밀란이 이적 경쟁에서 승리했다.

8일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알레그리 감독은 직접 "모드리치는 정말로 특별하고 중요한 선수다. 우리는 그를 기다리고 있다"며 영입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또한 "그의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은 우리 미드필드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며, 향후 전술 구상에도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모드리치는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FIFA 클럽월드컵에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출전 중이다. 그는 최근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한 3-2 승리에서도 교체 출전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고, 이어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 혹은 승리할 경우 다가오는 결승전이 레알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PN UK'에 따르면, 모드리치는 밀란과 1년 계약을 체결하며, 세후 연봉은 약 350만 유로(약 56억원) 수준이다.
해당 계약에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어, 그의 경기력에 따라 2026-2027시즌까지 밀란에서 뛸 가능성도 있다. 이는 그가 노리고 있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출전 계획과도 맞물리는 결정이다.
모드리치는 레알에서 총 591경기를 소화하며 43골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라리가 4회 우승, 클럽월드컵 5회 우승 등 총 28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그는 2018년, 크로아티아 대표팀을 이끌고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을 달성한 후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모드리치의 합류는 리빌딩이 한창인 밀란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8위에 머물며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고, 핵심 자원들이 팀을 떠나거나 이적 가능성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적시장 초반, 미드필더 티지야니 레인더르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수비의 핵 테오 에르난데스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과 연결되고 있다.
이에 알레그리 감독은 새로운 중심축이 필요했고, 모드리치의 경험과 리더십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이상적인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알레그리는 기자회견에서 "모드리치 말고도 미드필더 자원은 충분하다. 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해 3인 중원을 구성할 것"이라며 미드필드 조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개별 선수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내 임무이며, 모드리치는 그 중심에 설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AC 밀란은 이번 여름, 토리노에서 사무엘레 리치를 영입하며 중원 보강을 시도했고, 여기에 모드리치까지 합류함으로써 중원의 질과 경험치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알레그리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AC 밀란을 이끌며, 2010-2011시즌 세리에A 우승과 2011년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유벤투스로 이적한 그는 총 12개의 트로피(리그 5회, 코파 이탈리아 4회, 슈퍼컵 3회)를 들어 올리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2024년 5월 유벤투스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1년 공백을 깨고 다시 밀란으로 복귀한 그는 첫 기자회견에서 "팬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매일의 훈련과 경기에서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팀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밀란은 8월 24일, 홈에서 크레모네세를 상대로 2025-2026시즌 세리에A를 시작할 예정이다. 베테랑 모드리치의 가세가 알레그리 체제 아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그리고 밀란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모드리치의 레알 퇴단이 현실화되면서, 클럽 내부에서는 이미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2선 자원에서 활약한 튀르키예 신성 아르다 귈러가 샤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모드리치의 후계자로 급부상 중이다.
'BBC'는 "귈러는 최근 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맹활약했고, 두 경기 모두 모드리치 대신 선발로 나섰다"며 "알론소 감독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중용하고 있으며, 귈러는 이에 보답하듯 경기 운영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귈러는 클럽월드컵 파추카(멕시코)전에서 골을 넣었고,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전에서는 경기 중 가장 많은 패스를 성공시키며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특히 두 경기 모두 후반 중반에 모드리치와 교체됐다는 점에서 이미 모드리치의 퇴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