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의 장례식이 지난 5일 치러진 가운데, 그의 절친한 동료였던 콜롬비아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디아스는 장례식 당시 콜롬비아에서 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해 팬들과 웃으며 교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리버풀 팬들은 물론 콜롬비아 축구팬들도 분노하고 있다.
디아스는 마침 바이에른 뮌헨, FC바르셀로나와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에도 휩싸였다. 리버풀과 결별 수순이라는 추측에 불을 지폈다.
비극은 지난 2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모라에서 발생했다.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유럽 축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두 형제 장례식은 사흘 뒤 조타의 고향인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렸다. 버질 판데이크, 앤드류 로버트슨, 엔도 와타루, 아르네 슬롯 감독 등 리버풀 주요 인사들은 대부분 참석해 조타의 삶을 기렸다.

그러나 조타와 가장 가까운 동료 중 한 명이었던 디아스는 이 자리에 없었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에 따르면, 디아스는 장례식이 열린 시간에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열린 콘텐츠 크리에이터 축구 대회에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그는 인플루언서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고, 경기장에 등장해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까지 SNS에 공개됐다.
이 장면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조타는 과거 디아스의 아버지가 콜롬비아 반군에게 납치되었을 당시 골 세리머니에서 디아스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타의 행동을 알고 있는 팬들은 디아스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낀다.
조타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지 않은 디아스의 행보에 분노를 표했다.

디아스의 고국인 콜롬비아 현지에서도 비판은 거셌다. 'ESPN 콜롬비아'의 유명 앵커 안드레스라 쿠투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디아스는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 그 누구보다도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어 "그가 참석한 행사에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그를 말렸어야 한다. 디아스는 평소 조용하고 순수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행동은 너무나도 무책임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디아스가 조타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한다는 점만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라며 약간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디아스 본인도 파티 참석 전 SNS를 통해 "할 말을 잃었다. 내 영혼이 아프다. 그는 단지 경기장에서의 선수가 아니었고, 삶에서도 위대한 사람이었다"며 조타의 죽음을 애도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직접 조타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부족했다.

설상가상으로, 디아스를 둘러싼 논란이 등장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그의 이적설이 다시 불붙었다.
독일 '빌트'의 유명 언론인 크리스티안 폴크와 토비 알트셰플은 7일 "루이스 디아스가 바이에른 뮌헨과 개인 합의를 마친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아스는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으며, 현재 남은 변수는 리버풀과 뮌헨 간의 이적료 협상뿐이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디아스는 조타 추모 기간이 끝나면 곧장 이적을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해 리버풀 팬들이 디아스에게 더욱 화 나게 만들었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버풀 측은 디아스 원하는 구단들에 최소 8200만 유로(약 1318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트'는 또한 '디아스는 이미 뮌헨 구단 측에 이적 의사를 전달했으며, 이는 단순한 관심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합의가 끝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뮌헨은 디아스를 자말 무시알라의 대체자로 점찍었으며, 디아스가 현재 윙어 포지션 1순위 영입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디아스의 이적설이 급물살을 타게 된 계기에는 뮌헨의 핵심 자원 자말 무시알라의 부상 이탈이 결정적이었다.
무시알라는 최근 클럽 월드컵 PSG와의 경기 도중 비골(종아리뼈)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어 최소 4개월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뮌헨은 윙어 및 2선 자원을 급하게 찾아야 했고, 즉시 디아스를 1순위로 올렸다.
여기에 더해,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도 디아스의 영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7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바르셀로나는 디아스를 윙어 영입 1순위로 간주하고 있으며, 곧 세 번째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뮌헨행이 더 유력하다. 바르셀로나는 재정 상황 탓에 리버풀이 원하는 이적료 수준을 맞추기 어려운 반면, 뮌헨은 신속한 자금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은 디아스를 판매불가 자원으로 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팀토크'는 "디아스가 현재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은 그의 경기력 대비 낮은 편이며, 구단은 현재로선 연장 계약 의사가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나스르 역시 디아스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디아스는 현재로선 유럽 무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경쟁력을 갖춘 뮌헨은 디아스에게 이상적인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
디아스가 자신이 저지를 실수를 리버풀에서 만회하지 않고, 뮌헨을 떠날지는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타의 장례식 불참이라는 인간적 논란 속에서, 뮌헨과의 개인 합의 보도는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진=연합뉴스/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