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무엇을, 어떻게 먹을까-⑥
연합뉴스
입력 2025-07-04 13:56:27 수정 2025-07-04 13:56:27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본인 제공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 칼럼에 언급한 대로 씨앗과 채소, 과일 등의 신선 식품을 가공하지 않은 채로 먹는 것이 대부분의 장내세균이 좋아하는 식생활이다.


일례로 채소가 몸에 좋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왜 그럴까?


채소는 비타민 등 우리 몸이 꼭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섬유질이 많아 대장운동을 촉진한다. 이게 결국 장내세균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장내세균이 좋아하는 환경을 위해 되도록 첨가물이 적고 원래 식자재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유럽 사람들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장내세균을 조사했다. 현대적 기법으로 장내세균 분포를 조사해본 결과 사람의 장내세균 분포가 서너 가지로 나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장내세균의 패턴에 따른 체질, 수명, 또는 특정 질병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속해 연구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결과는 없지만 그래도 분명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한다.


인간을 네 부류로 나눈다는 관념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런 전통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혈액형을 A, B, O, AB형 네 가지로 나누고, 한의학에서도 체질에 따라 태양, 태음, 소양, 소음 네 가지로 나눈다.


또 서양의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66년에 체액을 토대로 인간의 기질을 네 가지로 구분하는 사체액설을 주장했다.


옛 그리스인들은 사람이 걸리는 질병을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고 과학적으로 파악하려 했다. 질병이 생기는 이유를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이성적으로 접근하려고 한 최초의 이론가는 그리스인이었다.


사체액설은 철학자 엠페도클레스의 제자가 처음으로 주장했는데, 사람의 몸은 냉(cold), 건(dry), 습(moist), 열(hot)의 성질을 가진 네 가지 체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체액은 각각 피, 점액, 황담즙, 흑담즙에 해당하며 사람이 어떤 체액을 중심으로 평형을 이루느냐로 개인의 체질을 구분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피는 뜨겁고 습하며, 점액은 차고 습하고, 황담즙은 뜨겁고 건조하며, 흑담즙은 차고 건조한데 이들이 균형 잡힌 상태일 때 건강하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종종 사람의 성격을 혈액형과 관련지어 이야기하는데, 혈액형 역시 네 가지로 나뉘는 점 또한 흥미롭다.


◇ 건강한 식단 만들기


장내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라고 일반화해서 이야기했지만, 특별히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이라든가 심장에 좋은 음식이라든가 하는 각론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만 뜨거운 것이 아니다. 서양에서도 이런 주제의 책이 엄청나게 나왔다.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나열한 책도 있고, 심장이나 간에 좋다는 둥 특정 장기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만 골라서 소개하는 책도 있다.


우선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꼽아보자면 과일, 채소, 씨앗, 올리브유, 마늘, 생선, 통곡식, 두유, 두부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특히 허브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나이 많은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치매를 예방하는 식품이다. 치매 예방 식품은 심장에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심장이 건강해야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대표되는 필수지방산이 있고, 씨앗과 견과류, 청어· 고등어·연어 등의 생선, 식물성 기름, 가공 안 된 곡식류, 항산화제·비타민·단백질 등이 풍부한 것이 대표적인 치매 예방 식품이다.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 튀긴 음식과 설탕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그다음으로 우리 오장육부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간 건강을 돕는 음식이다.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간이 지속해 부담을 받으면 그 기능이 떨어지고 신체 전반적으로 건강이 나빠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간 때문이야'라는 노래도 있는데 실제로 간이 튼튼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간이 놀라운 재생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의 재생능력은 섭생(攝生)을 잘해야만 생긴다. 간의 독소를 빼려면 호박씨나 참깨 등의 씨앗류를 섞어서 골고루 먹고 시금치, 양파, 파, 배추, 마늘 등의 채소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특히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등의 각종 베리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건강하게 먹으려면 무엇보다도 과일과 야채, 해산물, 올리브유, 마늘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사람들, 즉 지중해 연안에 사는 사람이 음식을 짜게 먹고 술도 여러 종류로 많이 마시는데 심장병 발병률이 영국이나 미국 사람들보다 현저히 낮고 치매 인구 비율도 떨어진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알아봤더니 이 사람들이 지중해식 식단을 하고 있더라. 그게 발병률을 낮춘 원인이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수칙으로 지중해식 식단을 따라 먹으라는 이야기를 늘 하고 있다.(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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