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메모리 소자 연구 및 반도체 인력양성 기여
"연구 더 한다면 해야하는 일 할 것…메모리 기회 남아"
"연구 더 한다면 해야하는 일 할 것…메모리 기회 남아"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황 교수는 기존 디램(DRA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자와 물질 발견에 기여했으며 저항 스위칭 재료 및 소자 분야 업적으로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 교수가 저항 변화 메모리 소자 전환 메커니즘에 관해 201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발표한 논문은 2천450회 이상 인용되며 저항 변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인용 빈도수 상위 다섯번째 논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논문 750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227건 출원 및 등록, 기술이전 16건 등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공헌했다.
최근에는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반도체 개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반도체 분야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황 교수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연구소를 거쳐 1998년부터 모교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석사 65명, 박사 100명을 배출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인력 양성에도 기여해왔다.
황 교수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상자 브리핑에서 "한국이 인공지능(AI) 3강에 들어가려면 전력의 절반을 데이터센터가 쓰게 될 것"이라며 "기계지능 기반 대신 뇌 같은 방식의 컴퓨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뉴로모픽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0년, 15년 더 연구할 수 있다고 하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한국이 먹고 살기 위해 메모리반도체가 반발짝, 4분의 1발짝이라도 앞서갈 수 있는 연구에 기여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게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대두되는 지금 환경에서 메모리는 다 쓰고 있지만 프로세서는 여전히 쓰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에 기회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뜯어보면 HBM은 100% 활용하지만, GPU는 40%밖에 활용하지 못하는데 이는 병목(보틀넥)이 메모리에 있다는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이 더 커지고 이런 추세가 상당 기간 유지되는 건 우리 입장에서 좋은 거지만 비교우위가 그렇게 오래 갈 것 같지 않아 걱정이고 더 진지하게 메모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내와 아들 모두 반도체 연구자인 그는 "가족이 저를 더 잘 이해해주고 아내가 서울대 공대 수석 졸업생인데 저를 위해 많은 커리어를 희생해 지금도 고맙다"며 "아들은 공부를 더 잘하고 박사 학위를 곧 받게 되는 데 지금부터는 고민이 많겠지만 본인 길을 잘 찾아갈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2003년부터 한국을 대표할 탁월한 연구성과를 이룬 과학기술인에 수여돼왔으며 올해는 1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세 단계의 심사를 거쳐 황 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황 교수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서 대통령상과 상금 3억원을 받게 된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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