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새 감독 체제로 격돌한 유럽과 아시아 최강팀의 맞대결은 팽팽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강팀이지만, 아쉬운 경기 내용을 보이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경기장에서 열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H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세계 최강 구단 중 하나인 레알은 사우디와 아시아 최강팀 중 하나인 알힐랄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알론소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아직 삐걱거리는 모습이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알힐랄 역시 시모네 인자기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다는 점에서 레알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더욱 컸다.
알힐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21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2024-20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스 광주FC를 무려 7-0으로 대파하고 4강에 진출했지만,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게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조르제 제주스 감독과 결별했다.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이끌고 최근 4시즌 중 두 시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을 선임한 알힐랄은 곧바로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레알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프란 가르시아, 라울 아센시오, 딘 하위선,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페데리코 발베르데, 오렐리앙 추아메니, 주드 벨링엄이 지켰다. 측면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가 나서 최전방에 포진한 유망주 곤살로 가르시아와 호흡했다.
알힐랄도 같은 전형으로 맞섰다. 야신 부누 골키퍼를 비롯해 헤낭 로지, 칼리두 쿨리발리, 나산 알탐바크티, 주앙 칸셀루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살렘 알도사리,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맡았다. 측면에 나세르 알도사리, 마우콤, 최전방에 마르코스 레오나르두가 나와 득점에 나섰다.
알힐랄이 먼저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2분 만에 중앙에서 밀린코비치사비치의 슈팅이 나왔고 쿠르투아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레오나르두가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는데 빗나갔다.

전반 14분에는 비니시우스가 쿨리발리의 태클 이후 넘어졌지만, 시뮬레이션 액션이 선언돼 경고를 받았다.
알힐랄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9분 살렘의 패스로 로지가 왼쪽 측면을 허물고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로지가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25분에는 쿨리발리가 패스 차단 이후 전진한 뒤 살렘이 박스 안까지 전진했다.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 방해에 걸렸다.
33분에는 레알의 역습이 시작됐다. 호드리구가 오른쪽에서 반대로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고 가르시아가 살짝 빗맞은 슈팅으로 부누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전반 40분 아센시오가 레오나르두를 박스 안에서 밀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네베스가 이 킥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살렘의 오른발 슈팅이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며 레알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에 레알의 공세가 먼저 이어졌다.
후반 1분 교체 투입된 아르다 귈러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비니시우스가 올린 크로스를 벨링엄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부누가 선방했다.

알힐랄은 전방 압박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계속 만들었다. 후반 7분 귈러 압박 성공 이후 레오나르두의 슈팅이 나왔지만 옆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26분에도 전방 압박에 성공한 나세르가 레오나르두에게 패스를 내줬다. 레오나르두는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높이 뜨고 말았다.
후반 42분 프란 가르시아가 상대 박스 안에서 수비에게 팔꿈치를 맞았다. 주심이 VAR 판독 이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발베르데가 키커로 나섰는데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레알은 마지막에 터진 가르시아의 헤더 슈팅마저 부누에게 막히며 리드를 챙기지 못했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1-1로 종료됐다.
레알에게는 아쉬운 결과였고 반대로 알힐랄에게는 의미 있는 성과였다.
후벵 네베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반에 우리가 레알보다 더 나았다. 이 무승부는 레알을 상대로 한 무승부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를 상대했으며 오늘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중계방송사 다즌(DAZ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후반전에 더 나아졌다. 더 많은 기회를 얻었고 더 통제했다. 우리가 무언가 만들어가기 시작한 원칙들일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하프타임에 공을 가지고 더 인내하고, 너무 달리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과정이다.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좌절이요? 아니요, 아마 우리가 다르게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를 알고 있다"라며 변화의 시기임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