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의 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5월까지 기나긴 타격 슬럼프를 겪었던 구자욱은 6월 들어 월간 타율 0.389로 타격감을 완전히 끌어 올렸다. 상대 벤치에서 구자욱을 거르고 '세계 홈런 1위' 르윈 디아즈를 택할 정도다.
구자욱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사사구로 팀의 6-3 승리에 이바지했다.
지난 17일 경기에서 팀 시즌 최다 안타인 22안타와 함께 12-1 대승을 거둔 삼성은 18일 경기에서 김지찬(지명타자)-김성윤(중견수)-구자욱(좌익수)-디아즈(1루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박승규(우익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최민석과 맞붙었다.
경기 초반 삼성은 상대 선발 투수에 밀리면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1회 말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구자욱은 4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선 사구로 출루했다. 하지만, 디아즈의 헛스윙 삼진과 강민호의 병살타로 득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밀리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구자욱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0-3으로 뒤진 6회 말 2사 뒤 구자욱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불씨를 살렸다. 이어 후속타자 디아즈가 추격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한 점 차로 쫓아갔다.
직접 해결사 역할도 도맡았다. 구자욱은 2-3으로 뒤진 8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최지강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 뒤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는 3-3 동점으로 연장전 승부까지 이어졌다. 삼성은 10회 말 1사 뒤 김성윤의 2루타로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후속타자 구자욱이 볼 3개를 고르자 두산 벤치는 자동 고의4구를 선택한 뒤 디아즈와 맞대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끝내기 홈런이 됐다. 디아즈는 두산 마무리 투수 김택연의 4구째 133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끝내기 우월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디아즈는 이날 시즌 26호·27호 홈런을 때려 18일 기준 한·미·일 프로야구 선수들 가운데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시즌 27홈런)와 함께 가장 많은 시즌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구자욱은 올 시즌 개막 뒤 4월과 5월 타율 2할대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예상보다 더 길어지는 슬럼프에 우려도 컸지만, 구자욱은 6월 들어 월간 타율 0.389(54타수 21안타)로 완벽하게 반등했다. 특히 최근 6경기로만 좁히면 구자욱은 타율 0.583(24타수 14안타)까지 치솟았다. 18일 경기에서도 두산 벤치가 연장 10회 말 끝내기 위기에서 구자욱을 거르고 디아즈를 택할 정도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 선수는 지난 주 광주 원정 시리즈 때부터 타격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추세다. 홈런도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한 번 타격감을 되찾으면 걷잡을 수 없이 치는 스타일이지 않나.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8일 역전승에 이바지한 구자욱도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정말 어려웠던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공·수에 임했기 때문에 역전승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삼성 팬들께 감사드리고 좋은 경기와 결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