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첼시가 무려 1500억원을 투입해 야심차게 영입했던 우크라이나산 윙어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최대 4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서 무드리크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공식 기소에 들어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한국시간) "첼시 윙어 미하일로 무드리크가 금지 약물 멜도니움(Meldonium) 양성 반응을 보였다. 최대 4년 동안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고 독점 보도했다.
매체는 "무드리크는 도핑 위반 혐의로 FA로부터 기소됐다. 오랜 기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출신 공격수 무드리크는 지난해 제공한 'A샘플'에서 금지된 경기력 향상 약물인 멜도니움이 검출됐다. FA 규정상 최대 4년간의 출전 정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멜도니움은 심장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신진대사를 촉진해 혈류를 증가시켜 운동선수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2016년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 약물 목록에 추가된 약물이다. 과거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가 이 멜도니움 양성 반응으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현재 무드리크는 'B샘플'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이후 첼시 소속으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출전 뿐만 아니라 구단 훈련장에서 훈련도 할 수 없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결승전도 팀과 떨어져 혼자 관중석에서 관전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첼시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첼시는 이번 여름 무드리크의 등번호 10번을 콜 팔머에게 넘겼고, 새로운 윙어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보루시아 도르므툰트 소속 제이미 바이노 기튼스가 최우선 영입 후보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FA가 무드리크에게 공식적으로 도핑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FA 대변인은 "우리는 무드리크가 FA의 반도핑 규정 제3조 및 제4조에 따르면 금지 약물 소지 및 사용 혐의로 기소됐음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해당 건은 진행 중인 사건으로 더 이상의 언급은 어렵다"고 전했다.

무드리크는 스포츠 법률 전문 로펌 '모건 스포츠 법률사무소'를 고용해 이번 사건에 대응 중이다. 소속팀 첼시도 구단 차원에서 무드리크를 지원하고 있다.
모건 스포츠 법률사무소는 얼마 전 유벤투스 소속이었던 폴 포그바가 도핑 위반 혐의로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자 항소를 통해 18개월로 감형받을 수 있도록 도운 곳이다.
첼시 및 모건 스포츠 법률사무소는 현재 해당 건에 대한 언급 요청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드리크는 고의로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드리크는 지난해 8월 도핑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어떠한 생활 습관도 바꾼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자신이 SNS에 "내가 제공한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걸 확인했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일이었다"면서 "난 금지 약물을 고의로 사용하거나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 현재 첼시와 함께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조사 중"이라고 성명도 냈다.
무드리크는 "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최대한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재는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더 말할 수 없지만 가능한 시점에 모든 걸 말하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FA의 공식 기소 이후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무드리크는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밝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첼시에서는 무드리크에 대한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우리는 무드리크를 신뢰하고 지지한다. 그를 믿는다는 건 우리가 그의 말을 신뢰한다는 뜻이다. 구단, 코칭 스태프, 훈련장 내 모든 직원들이 무드리크를 지지하고 있다.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첼시 입장에서는 무드리크가 4년 정지를 받는 상황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무드리크는 지난 2023년 1월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옵션 포함 최대 8000만 파운드(약 1482억원)에 첼시로 이적했다. 영입 당시 계약 기간은 8년 6개월로 초장기 계약이었다. 지난해 첼시가 무드리크와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해 아직도 6년이나 남은 상태다.
첼시로서는 어떻게든 출전 정지 기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무드리크가 첼시 입단 후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문제다.
무드리크는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 26경기에 선발 출전해 5골을 넣는 데 그쳤다. 무드리크의 징계가 최소한으로 내려지더라도 활용하기 까다로운 자원이라 첼시가 끝까지 무드리크와 동행을 선택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