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오는 2026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준비의 일환으로 치른 평가전에서 터키에 1-2로 패하며 충격을 안겼다.
이번 패배로 미국 대표팀은 지난 3월 열린 파나마전 0-1 패배, 캐나다전 1-2 패배에 이어 공식전 3연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이후 미국 대표팀을 이끌며 세 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첫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국은 8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이스트 하트퍼드의 렌치슬러 필드에서 열린 튀르키예와의 평가전에서 1-2 패배를 당했다.
이번 평가전은 미국 대표팀에게 중요한 시험대였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CONCACAF) 골드컵을 앞두고 가진 두 차례 평가전 중 첫 경기로, 비록 친선경기지만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주축 선수 다수가 빠진 상황에서 치러진 경기였던 만큼, 전력 공백이 뚜렷했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중 이번 경기에서 출전한 인원은 7명에 불과했고, 크리스티안 풀리식을 포함한 일부 주전 선수들은 구단 일정 또는 컨디션 문제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잭 맥글린의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수비 불안이 드러나며 내리 두 골을 실점했다.
전반 24분 미국 수비진은 아르다 귈러의 압박에 밀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빼앗겼고, 이 공이 곧바로 골문 안으로 연결되며 터키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곧이어 27분에는 미국 수비진이 측면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노려 케렘 악튀르콜루가 역전골을 기록했다.
미국은 경기 중반 이후 몇 차례 동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력 부족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 투입된 주장 타일러 아담스는 미드필드에서 안정감을 더했고, 후반 16분에는 말릭 틸만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유효 슈팅을 이끌어냈지만,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종료 직전에는 수비수 크리스 리처즈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으나, 발밑에서 공이 걸리며 무산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구성이 완전하지 않았고, 조직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포체티노 감독이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줄곧 지적된 문제점, 즉 경기 주도력 부족과 찬스 활용 능력 부재가 또다시 드러났다"며 "이번 패배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으로서 매우 걱정스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포체티노는 이번 경기 직전, 유럽 주요 언론들이 전한 토트넘 차기 감독 후보설에 휘말렸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전격 경질된 가운데, 다니엘 레비 회장이 포체티노 감독의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등장한 것이다.
포체티노는 토트넘을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끈 바 있으며, 팬들 사이에서도 복귀 여론이 존재한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해당 이적설에 대해 "미국 축구협회와의 계약 해지를 위해 토트넘이 지불해야 할 위약금은 역대급 규모가 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 역시 "토트넘과의 연결설은 비현실적"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현재 미국 대표팀의 부진과 맞물려 이적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대표팀은 오는 12일 내슈빌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15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와의 골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름 대회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인해 포체티노 체제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월드컵이 1년 가량 남은 시점에서 골드컵 성적이 향후 거취를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