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수장 불참 속 헤그세스·마크롱 연설…40여개국 참가
美 새 안보정책 및 대만·남중국해 분쟁 등 논의 전망
美 새 안보정책 및 대만·남중국해 분쟁 등 논의 전망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안보 회의로 꼽히는 '아시아 안보회의'가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수장들이 대거 모이는 이 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한다.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올해 행사에는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 40여개국 약 55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개막 기조연설에서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분열이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쪽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세계 질서를 파괴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과 아시아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개막에 앞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고 안보·원자력 부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안보 정책,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미얀마 사태 등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이 회의에 처음 참여하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동안 샹그릴라 대화는 각종 안보 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공방을 벌여온 장이었다. 동시에 양국 국방 수장의 대면 기회로도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올해는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불참해 미국 측의 일방적 공세가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국방부장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왔지만, 이번에는 훨씬 낮은 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후강펑 중국인민해방군 국방대학 부총장이 대표단을 이끈다.
행사 기간에는 종일 각국 간 양자·다자회담 등을 통해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진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싱가포르 체류 기간 아시아 국가들과 3자 또는 다자 회의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 국방장관 회의 개최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샹그릴라 대화 개막을 앞두고 중국은 군사력을 과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 최근 폭격기를 배치한 사실이 전해졌고, 중국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태평양 활동도 관측됐다.
샹그릴라 대화에는 매년 한국 국방장관도 참석해 왔으나 대선 등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해 김선호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불참하고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이 대표로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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