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임 농림상 "쌀값 판단 잘못" 인정…속도전 비판 속 '존재감'(종합2보)
연합뉴스
입력 2025-06-02 18:52:39 수정 2025-06-02 18:52:39
日, 농업정책 재검토해 쌀 증산도 고려…이시바 "관계 각료회의 신설"
쌀 공급량, 2021년부터 수요 밑돌아 수급 차질…지진 정보 계기 파동 본격화


비축미 주먹밥 먹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일본에서 급등한 쌀값을 잡기 위해 소매업자 대상 '반값 비축미' 판매를 주도한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이 속도감 있는 정책과 이목을 끄는 발언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농림상은 2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쌀값 관련 질의에 "취임 10일이 지난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농림수산성이) 지금까지 판단을 잘못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라고 정부 실책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햅쌀이 나오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지만 괜찮지 않았다"며 "정확하고 스피드감있는 행정을 하지 않으면 (쌀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불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지난해 여름 쌀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을 당시 농림수산성이 햅쌀을 수확하면 쌀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농림상이 지난달 21일 취임하기 전까지 쌀값 급등에도 뒷북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고이즈미 농림상은 비축미 방출 방식을 기존 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꿔 묵은쌀을 슈퍼 등에서 바로 판매하도록 했고, 방송 출연과 현지 시찰 등을 통해 쌀값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에서 농업 정책을 관장해 온 이른바 '농림족' 의원 일부는 고이즈미 농림상을 견제하고 나섰다.

노무라 데쓰로 전 농림상은 지난달 31일 고이즈미 농림상이 자민당 농림부 모임과 협의하지 않고 쌀 정책을 결정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이즈미 농림상 부친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자민당 일부 세력과 갈등을 빚으며 우정 민영화를 추진했던 점을 염두에 두고 "아버지와 닮아서 업무수행 방식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이즈미 농림상은 이튿날인 지난 1일 "하나하나 당에 물으면 누가 각료가 돼도 속도감 있게 대담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농림족 의원들이 고이즈미 농림상의 쌀 정책에 동요하고 있다"며 농업 개혁은 아베 신조 정권에도 추진됐지만 구체적 성과는 부족했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비축미[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정부는 이번 쌀 파동을 맞아 쌀 생산 정책 재검토도 고려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참의원에서 안정적 쌀 공급을 위해 이번 주에 자신을 의장으로 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농업 정책 방향으로 식량 안보 관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도 표명했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쌀 정책을 2027년 이후에 크게 전환할 것"이라며 쌀 생산량 조정 정책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21일에도 국회에서 쌀 정책을 증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야당 의원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식생활 변화로 남아도는 쌀 문제를 막기 위해 1970년대부터 쌀 생산 억제 정책을 고수해 왔다.

농림수산성은 5년마다 개정하는 '식료·농업·농촌 기본계획'에 최근 쌀 수출을 늘리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쌀 잉여 생산 능력을 활용해 수출을 확대하다가 수급난이 발생하면 수출분을 국내에 공급해 가격 폭등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편, 쌀값 급등 원인을 둘러싸고 명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일본 내 쌀 생산량이 2021년부터 수요량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급 차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농림수산성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밑돌기 시작해 2023년에는 생산량이 661만t인 데 비해 수요량은 705만t에 달했다.

특히 2023년산 쌀은 여름철 이상고온에 따른 벼 생육 지장으로 정상적인 알갱이 비율마저 극히 낮았다.

여기에 작년 8월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 발령으로 한동안 쌀 사재기마저 확산하자 유통업자들의 쌀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레이와(令和·현 일왕 연호)의 쌀 소동'이 본격화됐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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