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방화범 구속심사 15분만에 끝…'할말없나'에 "죄송합니다"(종합2보)
연합뉴스
입력 2025-06-02 12:00:02 수정 2025-06-02 16:35:39
현장서 피해자 행세 실려나온 '범죄 모면' 질문엔 "아니오"…'계획범행' 등 물음엔 묵묵부답
'쌍둥이 형' 나타나 "이혼 위자료 불만"…경찰, 휴대전화 포렌식해 동기·사전계획 여부 추적


지하철 5호선 방화범 영장실질심사(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이 2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5.6.2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질러 경찰에 체포된 60대 남성이 범행 이틀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를 받는 60대 원모씨는 2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해 이영광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약 15분간 받았다.

심사가 끝난 뒤 법원 밖으로 나온 원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대형 인명 사고를 낼 뻔했는데 할 말이 없나"는 질문엔 "죄송합니다"라고 되뇌었다.

그는 "범행 직후 피해자인 척 (들것에 실려) 나왔는데, 피의사실을 모면하려고 한 건가"라는 물음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미리 계획하고 불을 질렀나", "이혼 소송 결과에 어떤 부분이 불만이냐"는 등의 말엔 침묵을 지켰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원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5호선 지하철 방화 화재, 객차 내부 모습(서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해 승객들이 지하 터널을 통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지하철 5호선 객차 내부의 모습. 2025.6.1 [영등포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원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 43분께 여의나루역∼마포역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 휘발유를 뿌린 뒤 옷가지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방화한 혐의를 받는다.

방화를 저지른 원씨를 포함해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다. 또 지하철 1량이 일부 소실되는 등 약 3억3천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긴급체포된 원씨는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어 불을 질렀고, 범행에 쓸 휘발유를 2주 전 주유소에서 구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원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 같은 진술이 사실관계에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날 법원에는 원씨의 쌍둥이 형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나타나 범행 배경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동생은 택시 운전사였고, 2주 전쯤 나온 이혼소송 결과 자기가 내야 할 위자료가 너무 많게 책정돼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범행 전 하루 동안 동생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범행) 당일 오전 11시 반쯤에 전화가 와서 '큰 사고를 쳤다'고 했다. 경찰서에 있다고 하더라. 이런 일을 벌일지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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