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선 15위까지 추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선 토트넘 홋스퍼에 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시즌 최악의 마무리를 기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그러나 발빠르게 첫 여름 영입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26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쿠냐의 영입을 두고 구단 간 합의 및 선수 측과의 구두 계약을 모두 마친 상태다.
로마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테우스 쿠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한다"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HERE WE GO!"라는 문구와 함께 사실상 계약이 성사됐음을 알렸다.
로마노는 이어 "모든 이해관계자 간 구두 합의가 성립됐다. 쿠냐는 2030년까지 계약을 맺고,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될 예정"이라며 "맨유는 울버햄프턴이 설정한 6250만 파운드(약 1157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분할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공식 서류 작업은 다음 주에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냐는 올 시즌 울버햄프턴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33경기에 출전해 15골 6도움, 전체 대회 포함 17골 6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구단은 지난 2월, 쿠냐와 4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그에게 신뢰를 보냈지만, 시즌 내내 맨유와의 연결설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시즌 종료와 함께 이적이 가시화됐으며, 쿠냐는 울버햄프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며 사실상 이별을 암시했다.
그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브렌트퍼드전에서 울버햄프턴 자체 시상인 '울버햄프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후 자신의 SNS에 "올 시즌 여러분과 함께해 행복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다.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며, 이 시즌은 내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로 남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경기 종료 후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포착되며 이적설에 힘이 실렸다.
맨유는 최근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로 전환한 이후 대대적인 스쿼드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아모림 감독은 팀의 공격 옵션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며, 특히 기대를 모았던 라스무스 회이룬은 부진했고, 마커스 래시퍼드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이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모림은 쿠냐에게 직접적인 관심을 표명한 적은 없지만, 시즌 중 두 차례나 직접 대화를 나눈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울버햄프턴 원정과 지난달 맨유 홈경기 이후 각각 터널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에 대해 아모림은 "쿠냐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한 번 말하면 다음부터는 모두에게 답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바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주전 자원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쿠냐는 맨유에서 마커스 래시퍼드가 착용하던 등번호 10번을 받게 될 예정이며, 이는 래시퍼드의 퇴단이 임박했음을 상징하는 조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쿠냐는 올 시즌 울버햄프턴이 강등권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선수이지만, 그라운드 밖의 논란으로 그의 영입이 우련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는 12월 FA컵에서 본머스의 밀로시 케르케스를 향해 머리로 들이받고 발로 차는 행위를 해 4경기 출전 정지와 5만 파운드(약 92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스태프의 안경을 벗기고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이유로 추가로 2경기 출전 정지와 8만 파운드(약 1억 3000만원)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시 원래 징계는 3경기 정지와 12만 파운드(약 2억 2200만원) 벌금이 제안됐지만, 쿠냐가 즉각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새 안경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징계 수위가 다소 완화됐다.
맨유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5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마감했다.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는 토트넘에 패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기회를 놓쳤고, 이는 2014-2015시즌 이후 11년 만에 유럽 대회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참사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맨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어떤 선수든 이적을 고민할 수밖에 없지만, 쿠냐는 여전히 맨유행을 고집했다.
쿠냐는 맨유의 이번 여름 이적시장 첫 번째 핵심 영입으로, 이적이 확정되면 아모림 체제의 리빌딩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선수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맨유 전설 폴 스콜스는 'TNT 스포츠' 칼럼을 통해 "쿠냐는 아모림 감독이 원하는 특성을 갖춘 선수다. 빠르고 강하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5골을 넣은 능력 있는 공격수"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맨유는 선수가 가기엔 너무 어려운 환경이다. 현재 팀의 질이 너무 낮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시즌 말미까지 강등권 경쟁을 이어오다 결국 리그 16위로 마무리한 울버햄프턴은 팀의 최고 선수를 내주는 타격을 입게 됐다.
영입 당시보다 2배 가까운 이적료 수익을 얻게 됐지만, 이를 대체할 공격 자원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발표는 계약서 점검 등 절차를 마친 뒤 이뤄질 전망이다.
쿠냐는 이미 맨유 측과 개인 합의까지 완료했으며, 울버햄프턴 팬들 역시 그와의 작별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쿠냐의 합류로 시작될 맨유의 여름, 과연 아모림 체제는 실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공식 발표는 이제 시간 문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