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D-2 기싸움…국힘 "3자구도서 승리" 이준석 "끝까지 싸울 것"
남은 시나리오는 '막판 담판'이지만…김문수·이준석 "만날 계획 없다"
남은 시나리오는 '막판 담판'이지만…김문수·이준석 "만날 계획 없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간 단일화가 6·3 대선을 일주일 앞둔 27일 불발 수순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전투표(29∼30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단일화 논의에 진척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양측 간 신경전도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두 후보는 모두 '상대방을 만날 계획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3자 구도에 대비한 '전략적 투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3자 구도 승리를 거론하며 "김문수 후보는 중도 확장을 최대화하고, 이준석 후보는 진보 개혁 성향의 유권자 지지를 최대화해 이재명 총통 체제의 등장을 함께 막아내자"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거부 의사가 반복되자 사실상 3자 대결 구도 가능성을 인정하고 '반명(반이재명) 전선' 구축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준찍명'(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긴다는 뜻) 프레임을 통한 여론전에도 나섰다.
윤재옥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김 후보에게) 전략적인 투표를 할 것"이라며 '투표를 통한 단일화'를 거론하고 나섰다.
단일화가 불발되고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보수 진영에서 '사표(死票) 심리'가 작동해 이준석 후보는 선거보전금도 받을 수 없는 득표율에 그칠 수 있다고 압박한 셈이다.
한 선대위원장은 통화에서 "이대로는 '준찍명' 캠페인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을 '비상계엄 세력'으로 규정하며 단일화 불가로 쐐기를 박았다.
이준석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며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서는 "단일화 이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 후보"라고 평가절하했다.
'준찍명' 여론전에 국민의힘과 김 후보를 향한 공세 발언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수준 낮은 협잡"으로 규정하고 "(젊은 세대는) 미래를 위한 투표를 사전투표부터 바로 보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측의 공개적 대립에도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단일화 불씨를 살려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전투표 전 극적인 단일화 담판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2022년 대선에서도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거듭 선을 긋다가 마지막 TV 토론 이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본투표 6일 전, 사전투표 하루 전 극적으로 이뤄진 단일화였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2022년 대선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단일화는)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가,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살리고 독재를 막는다는 그 대의명분에 개인적 감정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김문수 정부'에는 이준석 후보가 있을 것"이라고 한 언급을 두고 마지막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사전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등의 절차를 밟는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고, 남은 시나리오는 사전투표 직전 '후보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가 유일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준석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김 후보 측으로부터 만남을) 전혀 제안받은 바 없고,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김문수 후보는 "우리는 모두 뭉쳐야 이길 수 있다"며 "제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하면서도 '모든 노력의 대상에 이준석 후보가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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