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값 비축미' 주문 쇄도…"원활한 공급엔 도정 등 과제"
연합뉴스
입력 2025-05-28 11:59:56 수정 2025-05-28 11:59:56
업체들, 이틀간 20만t 넘는 수의계약 신청…접수 일단 중지 후 30일께 재개
자민당 내부서 '쌀 수입' 온도차…선거 앞두고 대량 수입 어려울 듯


일본 식당[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폭등한 쌀값을 잡기 위해 수의계약 형태로 방출하기로 한 이른바 '반값 비축미'를 사겠다는 소매업자 주문이 몰려 접수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28일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전날 밤 정부 비축미 수의계약과 관련해 약 70개 사업자가 총 20만t 이상을 사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6일 2022년산 비축미 20만t, 2021년산 비축미 10만t을 기존 입찰 방식 판매가의 절반 가격에 수의계약으로 팔겠다고 발표했는데, 불과 하루가 지나 주문 쇄도로 접수 중지를 선언했다.

이번에 비축미를 사겠다고 신청한 업자들은 대부분 2022년산 쌀 구매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계약을 신청한 업체는 대형 마트인 이온·이토요카도, 편의점 업체 패밀리마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라쿠텐 그룹 등이었다.

정부는 29일부터 일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비축미를 인도해 내달 초순부터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림수산성은 이르면 30일 중소 소매업자를 대상으로 2021년산 비축미 수의계약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산 비축미의 경우 세금을 제외한 소매가 목표를 5㎏당 1천800엔(약 1만7천원)으로 정했다. 수요가 적은 점을 고려해 목표를 2022년산 비축미 가격 2천엔(약 1만9천원)보다 다소 낮췄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이번에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비축미 30만t을 제외한 나머지 비축미 30만t을 모두 방출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며 '쌀값 잡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반값 비축미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미 상태인 비축미를 도정하는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요미우리가 지적했다.

이 신문은 많은 소매점은 정미 작업을 자체적으로 할 수 없어서 전문 업체에 의뢰해야 하는데, 이들 업체가 이미 입찰 방식으로 풀렸던 비축미 도정을 하는 상황이라 반값 비축미 정미에 속도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에서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쌀값이 꾸준히 올랐다. 지난 12∼18일 슈퍼에서 판매된 쌀 5㎏ 평균 가격은 4천285엔(약 4만1천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쌀값이 폭등한 계기는 작년 8월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 지진 직후 거대 지진이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처음으로 발령된 임시 정보에 쌀 사재기와 품귀 현상이 벌어졌고, 수요와 공급 균형이 무너지면서 쌀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작년 가을 햅쌀이 나오면 쌀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해 비축미 방출 등을 미루며 관망했다.

일본 언론은 '레이와(令和·현 일왕 연호)의 쌀 소동'이 일어난 근본적 요인이 쌀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의향을 중시하며 쌀 증산을 막은 농업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쌀값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비축미 방출 외에도 쌀 수입 등을 통해 공급량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는데, 집권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쌀 수입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의사를 잇달아 표명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상은 쌀 수입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모리야마 간사장 등 이른바 '농림수산족'은 쌀을 성역으로 여겨 저항하는 등 당내에 온도 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쌀 가격 급등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수입 증가에 신중론이 강한 것은 대량의 쌀 유입으로 가격이 붕괴해 농가 소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내각이 쌀 수입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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