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1천여곳 실태조사…고용유지 최저임금액 '8천500∼9천원'
양대 노총에 공개 토론회 제안…"소상공인과 취약 근로자 생존 위협"
양대 노총에 공개 토론회 제안…"소상공인과 취약 근로자 생존 위협"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6일 여의도 회관에서 '2026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어 "38년 동안 최저임금이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올라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오는 27일 제2차 최저임금 전원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한다. 2025년도 최저임금은 1천30원이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한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으로 소상공인들이 위기에 처해있다"며 "대한민국 최저임금은 경쟁 상대인 대만과 홍콩, 일본의 수준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며 세계적으로도 활성화되지 않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2천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소공연은 주휴수당 폐지와 업종별 차등 적용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높은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회피하고 주휴수당 문제로 '쪼개기 아르바이트'가 성행하면서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며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가 지난해 17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별 차등화도 올해야말로 반드시 우선 적용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게를 24시간 운영하는 PC방, 편의점 점주들도 목소리를 냈다.

박경민 아이뎁스 PC방 대표는 "최저임금이 2016년 PC방 창업 당시 6천30원이었는데 현재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2천원을 넘었다"며 "그에 반해 PC방 시간당 요금은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300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6명의 인력을 4명으로 줄였고 주휴수당 부담으로 그마저도 쪼개기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퇴직금 부담으로 1년이 채 되기 전에 인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많은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야간에 근무하는 업종에서 1.5배 야간 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변봉준 GS25 봉천한가온점 대표도 "편의점 매출은 매년 20%, 많게는 30% 급감하고 있다"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한 달에 고정 지출 비용이 850만원 이상인데 경영주 대부분은 750만∼800만원을 받는다"며 "실제 가져가는 수익이 제로(0)인 경우도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휴수당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 편의점 경영주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공연은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1천여곳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2.1%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올해 최저임금과 관련해 응답자의 85.1%는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고용 유지를 위한 최저임금으로는 8천500∼9천원(54.8%)이 가장 많이 꼽혔고 ▲ 9천∼9천500원(21.3%) ▲ 8천500원(18.9%) ▲ 9천500∼1만원(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3.9%가 '인하'를, 24.6%가 '동결'을 각각 꼽았다.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적정한 인상 폭 수준으로는 응답자의 85%가 '0.5% 미만'이라고 답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업체 운영을 위해 신규 채용 축소와 기존 인력 감원, 기존인력의 근로 시간 단축 등을 고려한다고 했다.
응답자의 63.4%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고용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사업주의 생계비(47.0%), 경영상태 및 지불 능력(33.7%)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51.7%는 매년 심의하는 최저임금액 결정 주기를 '5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소상공인의 매출과 영업이익, 인건비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매출액은 2023년 1천232만원에서 지난해 1천60만원, 올해 855만원 등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2023년 280만원에서 지난해 265만원, 올해 209만원으로 감소했고, 인건비는 2023년 306만원, 지난해 257만원, 올해 232만원 등으로 역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87.1%(중복응답)로 가장 많았고 원재료비, 임대료, 에너지비 상승 순이었다.
응답자의 58.5%는 매출 감소 원인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를 지목했다.
소공연은 이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한 공개 토론도 제안했다.
송 회장은 "주휴수당 등 최저임금 문제가 소상공인과 취약 근로자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을 우리 사회가 직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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