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의 목에 우승 메달이 없었다.
황당한 행정 실수를 범한 유럽축구연맹(UEFA)이 이에 대해 사과했다.
영국 BBC가 22일(한국시간) UEFA가 토트넘 선수단 일부에게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날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산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브레넌 존슨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이 역대 최초로 한국인 주장으로 유럽대항전을 우승한 가운데 이날 시상식에서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직접 번쩍 들어 올리며 지난 10년 간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 커리어 우승이 없었다. 1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무관의 한을 풀었다.
다만 옥의 티가 있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손흥민을 비롯해 일부 선수들이 UEFA로부터 우승 메달을 받지 못했다. 시상식에서 알렉산다르 체페린 UEFA 회장이 우승 메달을 나눠 줬는데 무승 메달이 모자랐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UEFA 관계자들이 토트넘 전체 선수단에게 메달을 수여하기 전에 그들이 준비해 온 메달이 동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체페린 회장은 당황해 관계자에게 물었지만, 메달이 없었다. 결국 체페린 회장은 메달 없이 선수들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손흥민 외에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우승 메달 없이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이는 명백히 UEFA의 실수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UEFA 규정상 우승 팀과 준우승팀에게 각각 50개의 메달이 주어진다. 그런데 UEFA는 이번 시상식을 앞두고 토트넘 선수단에게 30개의 메달만 줬다.
토트넘 선수단이 대회에 출전한 부상자인 제임스 매디슨, 티모 베르너, 루카스 베리발은 물론 유망주 윌 앵크셔 등을 모두 데려가면서 메달을 받았다. 손흥민, 로메로, 그리고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우승 메달을 곧바로 받지 못하고 라커 룸에 가서 받았다.

이에 UEFA는 BBC를 통해 "큰 불찰로 부상자들을 포함해 선수단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선수단 숫자 카운트에 실수가 있어 메달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라며 "못 받은 메달들은 곧바로 우승 팀 드레싱룸으로 전달했으며 실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손흥민은 우승 메달을 받고 환한 미소를 띠었다. 손흥민은 광란의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런던으로 돌아갈 때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구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손흥민은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채,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손흥민의 사진을 본 팬들은 댓글을 통해 "손흥민은 그럴 자격이 있어", "사랑해 손흥민", "손흥민은 레전드이다", "이걸 너무 기다렸다. 우리 주장은 전설이다"라고 반응했다.

손흥민은 우승 직후 영국 중계방송사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제 너 레전드지?"라고 묻자, 너무나 행복한 듯 "이제 내가 레전드라고 말하자"라며 베일과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왜 안돼? 오늘만, 오늘만"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네가 '내가 우승하기 전까지는 레전드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잖아?"라고 되묻자, 손흥민은 "17년간 아무도 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놀라운 선수들과 함께 이제 구단의 레전드라고 말하자. 너무 즐겁고 즐기며 축하하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내가 항상 꿈꿨던 것이다. 오늘이 이뤄진 날이다. 내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소중히 간직하고 런던으로 돌아간 토트넘은 곧바로 카퍼레이드를 진행한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시각 23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24일 오전 1시 30분) 시작될 예정이다. 퍼레이드는 에드먼턴에서 출발해 노텀벌랜드 파크를 거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