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186건 47억원 규모 고소·진정…피해 더 늘어날듯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를 포함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스포츠 역베팅 투자 사기 관련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제주지역 모집 센터 2곳의 30대와 60대 센터장 A, B씨를 체포해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인 '○○볼' 사이트를 통해 스포츠 역베팅 투자에 참여하면 원금 보장과 함께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일명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다.
역베팅은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지 못하면 적게는 투자금의 0.4%에서 많게는 1%까지 배당금을 받는 구조다.
예를 들어 축구리그 경기라고 하면 0대0에서 3대3까지 총 16가지의 베팅 경우의 수 중 하나를 선택해 못 맞히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들 사기범은 고가의 외제차량을 경품으로 내세워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주변 사람을 모집해 투자금을 넣어야만 베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전국 단위로 사이트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잡힌 A, B씨는 제주지역 모집총책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86건의 고소·진정이 접수됐으며 피해규모는 47억원이다.
이 중 제주지역 피해자가 100명가량이며, 나머지는 서울과 천안, 대전 등 피해자다.
불법 도박에 발을 들였다는 소문이 날까 두려워 피해를 보고도 신고를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도 있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수사 초기 단계로 주범을 잡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도박 사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