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당장 다가오는 중요 경기에 빠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토트넘이 지난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에 있는 토트넘 훈련장에서 진행된 1군 선수단의 오픈 트레이닝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훈련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손흥민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드릴 훈련과 론도, 좁은 공간에서의 미니 게임 등을 진행하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열중했다.

토트넘은 5월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노르웨이 강호 보되/글림트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른다. 이어 9일 오전 4시에는 노르웨이 보되에 있는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에서 4강 2차전을 갖는다.
토트넘은 8강에서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를 1, 2차전 합계 2-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보되/글림트는 라치오(이탈리아)와 혈투 끝에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에서 라치오가 실축을 하면서 보되/글림트가 노르웨이팀으로는 사상 첫 유럽대항전 준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집중하고 있다. 리그 순위가 16위로 다음 시즌 UEFA 컨퍼런스리그 출전이 가능한 순위인 8위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미 강등 세 팀이 정해져서 토트넘은 강등 걱정이 없다.
컵대회에서도 카라바오컵 준결승 탈락, FA컵은 4라운드 탈락으로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대회를 우승하면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진 고민이다. 특히 왼쪽 윙어로 손흥민이 현재 발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은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1차전 당시 발에 강력한 태클을 당한 뒤, 약 3주 간 결장 중이다. 당시 후반 16분경, 손흥민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뺏긴 뒤 다시 수비를 하러 가는 상황에서 상대 장마 테오 바호야에게 발로 강한 태클을 당해 쓰러졌다. 그는 통증을 호소했고 바호야는 경고를 받았다.

이후 손흥민은 리그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 노팅엄 포레스트, 리버풀전에 연달아 결장했고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리그 원정 2차전에도 빠졌다. 토트넘은 리그 3경기에서 동기부여가 없는 것을 감안해도 3연패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손흥민이 최근 그라운드 훈련을 진행하며 상태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토트넘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리버풀전에 앞서 "내가 말했듯이 손흥민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면서 "(금요일에) 처음으로 잔디를 밟았는데,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매일 그의 상태를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으나, 경기가 끝난 뒤 말을 바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이 보되/글림트전에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목요일 경기는 아슬아슬할 것"이라면서 "손흥민은 복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그가 첫 경기에 출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두 번째 경기는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현지 언론들도 손흥민의 상황에 의문을 품었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29일 보도를 통해 보되/글림트전을 앞두고 토트넘 내 부상자들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보도에서 골드는 "토트넘의 가장 큰 의문점은 주장 손흥민"이라며 손흥민에게 주목했다.
골드는 "손흥민은 발 부상으로 4경기에 결장했는데,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을 준결승으로 이끈 경기도 그중 하나"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버풀전 패배를 앞두고 손흥민의 컨디션이 나아졌고 훈련에 복귀했다고 밝혔지만, 경기 후에는 조금 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1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다음 주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2차전에는 출전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고 했다.

골드는 그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컨디션을 기다리는 동안 라두 드라구신과 유로파리그에 등록되지 않은 안토닌 킨스키, 티모 베르너만이 출전할 수 없게 된다"며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선수의 회복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풋볼런던'은 29일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에 출전이 예상되는 베스트11을 내놓으면서 손흥민을 뺐다. 그의 자리인 왼쪽 윙어로 임대생 마티스 텔을 넣었다.
매체는 "텔이 현재 몸 상태에 의문부호가 붙은 손흥민과의 레이스에서 이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경기에 나설지 확인할 거라고 했다"라면서 "손흥민이 발 부상에서 돌아와 출전 명단에 들더라도 그가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1차전 출전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그를 벤치에 앉히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되/글림트와의 경기가 상당히 중요한 만큼 일주일 뒤 노르웨이 원정 경기도 결정적이다"라며 2차전에 손흥민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급하게 손흥민을 복귀시키지 않고 노르웨이 원정에 힘을 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되 원정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프미라 스타디온은 인조 잔디로 천연 잔디를 주로 쓰는 중남부 유럽팀들이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보되/는 홈 경기에서 카라박(아제르바이잔)과의 리그 페이즈 4차전 1-2 패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홈 경기에서 지지 않았다. 라치오가 8강 2차전에서 1, 2차전 합계 2-2를 만드는 2-0 승리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했기 때문에 보되/글림트의 홈 강세는 이어지는 중이다.
이를 격파하기 위해서 손흥민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지난 1월 탬워스(5부)와의 FA컵 경기 당시 인조 잔디에서 교체 출전해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인조 잔디 경험이 적은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 손흥민은 종종 한국에서 휴가를 즐길 때 인조 잔디에서 조기축구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 어색하지는 않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