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종] "영원한 안식 기원"…국내 각계도 애도 목소리
연합뉴스
입력 2025-04-21 18:59:09 수정 2025-04-21 19:30:50
생전 국내 방문지에선 "겸손의 덕목 알려줘" "매우 안타까워" 반응
천주교 신자·시민·타 종교 등 추모 물결…"마음속에 기억될 것"


<교황방한> 프란치스코 교황 "아시아 젊은이여 깨어나라!"(서산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나흘째인 17일 오후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성덕의 아름다움과 복음의 기쁨에 대한 우리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4.8.17 photo@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도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교황이 생전 방문해 인연을 맺었던 국내 성당과 복지시설 등은 교황 선종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천주교 신자들과 일반 시민, 다른 종교계 등 각계각층에서도 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회복해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활동을 재개해왔으나 끝내 선종했다.

<교황방한> 꽃동네로 간 교황(음성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 해 어린이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4.8.16 photo@yna.co.kr

◇ 교황이 생전 다녀간 국내 방문지, 슬픔 속 애도

2014년 교황이 충남 서산을 찾았을 때 해미성지 담당 신부였던 백성수 신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약자의 삶을 위로하고 보듬었던 헌신적 삶을 전 세계가 기억할 것"이라며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백 신부는 "10여년 전 교황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해미성지에 오실 때 교황께서는 자신이 직접 검은색 가죽 가방을 든 모습이었다"면서 "그 모습을 보면서 교황께서 얼마나 겸손하신 분인지 체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세상에 많은 지도자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이 겸손의 덕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분"이라며 "해미성지에 교황의 동상을 세울 때 가방을 든 모습으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해미성지의 소성당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나 성무일도 낮 기도를 마친 뒤 박물관에 들러 순교자 유해를 참배했다. 이어 해미성지에서 2㎞ 떨어진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해미성지 한광석 주임신부는 "그분은 당신의 흔적이 남는 걸 원치 않은 분이시지만, 우리로서는 그분의 흔적을 조금 더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2014년 방문 당시 메시지와 친필 등을 소장하고 있는 교황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14년 교황이 방문한 충북 음성의 국내 최대 복지시설 꽃동네에서는 애도가 이어졌다.

교황은 꽃동네 방문 당시 "복음을 선포하고 일치와 성덕,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건설하는 사명에 열정을 지닌 이들이 돼라"라고 격려한 바 있다.

꽃동네 관계자는 "2014년 방한했을 당시 일정이 빠듯했음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꽃동네 가족을 한명 한명 포옹하며 만났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만류했지만, 끝까지 시간을 내어 위로를 전하려 했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 아침 미사 때마다 쾌유를 기도했는데,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을 접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교황방한> 꽃동네 방문(음성 사진공동취재단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사랑의 연수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4.8.16 photo@yna.co.kr

◇ 천주교 신자·시민·타 종교서도 추모 목소리

대구대교구 소속 정재완 신부는 "교황께서는 끝까지 맡은바 모든 일을 완수하고 선종하셨다"며 "영원히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는 교훈을 남기고 가셨다고 생각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경북 영천의 한 성당에 다니는 김요셉(45) 신자는 "우리에게 보편적 사랑으로 살아가라고 하시던 교황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주님 안에서 늘 평온하시길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2017년 2월과 지난해 1월 로마를 찾아 교황 앞에서 공연한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소년합창단 '피아트 도미니' 백정빈 지휘자는 "아이들을 사랑해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다.

백 지휘자는 "특별 알현을 했는데 노래해달라고 하셔서 신나게 '경복궁 타령'을 불렀더니 손을 흔들며 호응해주셨다"며 "지난해는 휠체어를 타고 오셨지만, 아이들을 향한 애정은 그대로셨다"고 회상했다.

[그래픽] 프란치스코 교황 출생부터 선종까지(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해미성지 방문 당시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 참석한 이모(30)씨는 "최근 교황의 쾌유를 바라는 기도를 드린 적이 있다"며 "교황이 주도적으로 가톨릭의 변화를 주도했던 점이 기억나고 재위 기간 우리나라와 한국인 신자들에게 지속해 따뜻함을 보여준 기억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4년 서울 광화문에서 교황을 만난 김정화(65)씨는 "10여년 전에 교황과 함께 시복식 드렸을 때 온화하고 인자한 웃음 지으셨던 게 지금도 생생한데 선종하신 게 믿기지 않는다"며 "교황께서 강조하신 공존과 화합, 약자의 편에 서라는 말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시민 김모(30대)씨는 "교황 선종 소식을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며 "지난달 교황께서 퇴원하셨다는 뉴스를 보고 한동안 고비는 넘기셨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셨나 보다"고 슬퍼했다.

그는 "늘 약자 편에 서고 소탈하시던 그 모습이 존경스러웠다"며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는 그 말씀을 늘 기억하겠다. 그 분에게 영원한 빛이 비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7년 한국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때 교황을 인천으로 초청하려고 했던 인천교구는 교황 선종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인천교구 관계자는 "이승훈 역사공원 등지에 교황을 모시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관형 대구기독교총연합회 회장(내일교회 목사)은 "교황의 선종을 깊이 애도한다.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친구로, 또 진실한 평화의 사도로서 보여준 겸손과 사랑의 모습에 종교를 넘어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한종구 천경환 홍현기 나보배 장아름 이준영 박세진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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