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북한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기구와 국제구호기구에 공산주의나 반미와 연계돼 있는지를 밝히라는 질의서를 보낸 것에 반발하며 "국제기구들이 미국의 일방주의와 전횡에 휘둘리지 않도록 각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철수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는 담화를 통해 "국제사회에 《미국우선주의》교리를 강요하는 현 미행정부의 행태는 21세기판 《매카시즘》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전했다.
그는 "국제기구들을 미 국무성의 산하기관처럼 취급하려 드는 미국의 행태는 지난 시기의 오만과 무례를 훨씬 초월하는 것으로서 세인의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며 "국제기구는 자기의 특성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근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국가의 압력과 간섭을 금기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질문서는 미국이 국제기구들을 저들의 지휘봉에 따라 움직이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미국우선주의》정책 실행기구로 종속시키려 한다는 것을 방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극화를 지향하는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여 대결을 고취하는 행위는 마땅히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신념과 소속을 묻는 36개 질문이 포함된 질의서를 유엔난민기구를 포함한 유엔 원조 기구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국제 구호기구에 보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질의서에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 정당이나 반미 신념을 지지하는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가?'라는 등의 질문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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