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파월 효과'에 힘입은 동반 강세를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통화정책 회의(FOMC) 결과가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적' 목소리를 내면서 되살아난 위험 선호 심리가 저가 매수 행보를 지속시켰다.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신규 경제지표들도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됐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6.38포인트(0.49%) 상승한 42,171.07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32포인트(0.46%) 오른 5,701.6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8.11포인트(0.61%) 높은 17,858.90을 각각 나타냈다.
개장 시간, 3대 지수 모두 빨간불을 켜고 문을 열어 '파월 효과'가 단발에 그치고 투자심리가 하룻밤 새 꺾여버린 듯했으나 30여 분 만에 일제히 초록불로 전환했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하락폭을 11%대로 좁히고 조정 영역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연준이 3월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동결 결정을 내렸으나, 시장은 연내 2차례 금리인하 전망이 유지된 것에 반색했다. 파월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재가열 조짐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투자자들에게 위로가 됐다.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고, 저가 매수세에 탄력이 붙었었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5%에서 2.7%로 높여 잡았으나 파월 의장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며 경기침체 확률이 오르기는 했으나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4.2% 증가하며 3% 하락을 예상했던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안겼다. 기존주택판매는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이어졌던 회복세가 지난 1월 급감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반등했다.
이에 대해 경제매체 CNBC는 "경기 둔화 우려가 과장됐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 주간(9일~15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2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주 대비 2천 명 증가했으나, 연합인포맥스의 시장 예상치(22만4천 명)보다는 적었다.
전날 일제히 반등 마감한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전 종목이 동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4% 이상,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은 1% 이상,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는 1% 미만 오름세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전날 인공지능(AI)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5에서 프레스 Q&A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가시성을 제시했으며, 추가 수요 창출 가능성의 배경을 잘 설명했다면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재확인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리콜 소식이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테슬라는 외장 패널 결함을 이유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4만6천 대를 리콜 조치했다.
테슬라 주가는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반대 진영의 반발을 사면서 최근 한 달새 30%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이날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재확인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500달러에서 450달러로 낮췄다.
파이퍼샌들러는 '차량 자동판매기'로 유명세를 탄 온라인 중고차 업체 카바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최근 매도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카바나 주가는 11% 이상 급등세다.
파이퍼샌들러는 미국 자동차 빅3 스텔란티스와 후발 전기차 기업 리비안에 대한 투자의견을 모두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설정했다.
스텔란티스 주가는 4%대, 리비안은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13억5천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4% 이상 뒷걸음쳤다.
올리브 가든·롱혼 스테이크 등을 운영하는 멀티 브랜드 외식사업 체인 다든 레스토랑은 매출이 시장 예상에 못 미쳤으나, 주당순이익(EPS)이 기대치를 웃돈 실적 보고서를 공개한 후 주가가 8% 이상 올랐다.
저가제품 할인 체인 파이브 빌로우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전 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3월 FOMC 결과가 공개된 후 "관세 정책 성과가 곧 경제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연준에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Group)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이날 개장 후 1시간 지난 현재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3.3%로 전일 대비 7.3%포인트 높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86.5%, 3차례 이상 내릴 가능성은 58.2%로 반영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투자자들이 개장 직후 '약세' 시장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점을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최근 수주간 주가가 오르는 듯 싶으면 매물이 쏟아졌던 분위기와 정반대라는 해석이다.
JP모건 웰스 매니지먼트 투자전략 총책 엘리스 오센보는 "투자자들은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 2기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에 지속적 압력을 가하지 않고, 연준이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고 평했다.
이날 유럽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고 매파적 기조를 강화했다.
유럽 증시는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42%, 독일 DAX지수는 1.20%, 영국 FTSE지수는 0.10%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07% 높은 배럴당 67.88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92% 오른 배럴당 71.4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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