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연휴와 맞물려 흥행 가속도가 붙었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키 17'은 지난 1∼3일 사흘간 104만 8000여 명이 관람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68.2%다. 연휴간 관객이 몰리면서 '미키 17'은 개봉 나흘 만에 13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2024년 외화 최고 흥행작인 '인사이드 아웃 2',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을 기록한 '탑건: 매버릭', 2023년 여름 극장가 흥행을 견인했던 '밀수'와 견주는 기록이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6년만 신작이다.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에 이후 다시 SF 장르를 선보인 봉준호는 2054년 인류가 새롭게 개척하고자 하는 행성이라는 배경부터 '휴먼 프린터'를 통해 인간을 프린트할 수 있다는 설정, 겉모습과 달리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외계 생명체 '크리퍼', 죽음이 일인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업 등 색다른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SF라는 장르에 치우쳐지지 않고 자본주의, 계급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부터 사랑, 인류애 등 다양한 요소를 영화에 넣으며 '장르가 봉준호'라는 수식어를 다시금 새기게 만들었다.
또한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로버트 패틴슨은 어수룩하고 소심한 성격의 미키 17과 저돌적이고 터프한 성격의 미키 18, 극과 극의 특징을 가진 두 인물을 동시에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미키 17'을 연기할 때의 로버트 패틴슨은 그가 출연한 기존 작품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말투와 목소리, 표정을 보여주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그 밖에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자랑한 스티븐 연, 미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나샤(나오미 애키)의 연기도 발군이다.
그간 극장가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 계속되고 있었다.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2'가 1편의 성적을 넘어섰지만 254만 관객에 그쳤다. 송혜교 주연의 '검은 수녀들' 역시 200만을 넘기지 못하며 아쉬운 마무리를 지었다. 여기에 빠르게 흥행 가속을 타고 있는 '미키 17'이 봉준호의 세 번째 천만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