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프로야구(NPB)가 '투고타저' 현상 극복을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 먼저 시행 중인 ABS(자동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 스포츠'는 6일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커미셔너가 최근 몇 년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투고타저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NPB는 지난해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 12개 구단을 합쳐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단 3명에 불과했다. 팀 타율이 가장 높았던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0.259에 그쳤다.
반면 NPB 전체에서 규정이닝(143)을 채운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6명이나 나왔다. 2024 시즌 NPB 12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팀 전체 평균자책점은 3.64였다.
지난해 KBO리그 10개 구단 평균자책점이 4.91, 가장 낮았던 KIA 타이거즈가 4.40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타고투저, 일본은 투고타저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일본은 투고타저의 영향으로 평균 경기 시간은 짧은 편이지만, 게임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베이스 확대,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금지 등 타자에게 유리한 룰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카키바라 커미셔너는 "아직 구체적으로 (투고타저 완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분들께서 어떻게든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BO리그가 ABS 도입 이후 타고투저 경향을 띠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현재 일본에서 ABS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 어쩌면 규칙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꼬 설명했다.
사카키바라 커미셔너는 다만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타격이 활발한 게임이 더 재미있다"며 투고타저 극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KBO리그는 2024 시즌 세계 최초로 ABS를 정식 도입했다. 초기에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납득하지 못하는 선수, 감독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정 논란이 줄어든 데다 '공정성' 측면에서 팬들에게 호평이 많았다.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투구 궤적을 추적한 뒤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다. 심판이 포수 뒤에서 투구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는 하지만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의 판단이 아닌 컴퓨터가 내린다.
ABS의 시행으로 KBO리그는 주심이 투수가 던진 공의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이른바 '로봇 심판'이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모든 정규 투구의 위치값을 추적, 스트라이크 판별 시스템이 주심에게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스트라이크 혹은 볼)를 자동 전달하는 구조로 게임을 진행한다.
주심을 맡은 심판들은 귀에 이어폰을 착용하고 전달받은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콜을 통해 알려준다. 경기 전 혹은 경기 중 장비 및 시스템의 결함, 오류, 기타 불가항력적인 상황 등으로 원활한 ABS 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대체한다.
메이저리그도 ABS 도입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ABS 테스트를 진행했고 5년 동안 적응기를 거친 만큼 2026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도 시행이 유력해졌다.
사진=두산 베어스 / 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