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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스타였는데…" 美 Z세대 '31세' 우파논객 암살에 충격

연합뉴스입력
찰리 커크 피격에 이념 넘어선 추모…표현의 자유 옹호 공감대 확산
찰리 커크 추모 촛불집회(뉴욕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찰리 커크 추모 촛볼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09.12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정치 성향은 달랐지만 그의 영상을 틱톡에서 자주 봤어요. 누구도 그런 식으로 죽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 유타주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발생한 젊은 우파 논객 찰리 커크(31) 피격 사망 사건이 '소셜미디어(SNS) 정치'에 익숙한 미국의 젊은 Z세대에게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의 보수적이고 때로는 과격한 정치적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던 진보 성향의 젊은이들조차도 또래의 비극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커크는 지난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이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청중과 문답하던 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그는 SNS와 팟캐스트, 라디오를 통해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보수 진영의 젊은층을 결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가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직접 만나 토론하는 영상은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자극적으로 편집된 그의 토론 영상은 틱톡과 쇼츠(짧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의 충격적인 피격 영상도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삽시간에 확산했다.

흑인 명문대 하워드대에 재학 중인 이밴더 토머스(21)는 "친구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영상을 보고 그의 죽음을 알게 됐다"며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 그 영상을 봤다"고 말했다.

늘 SNS에서 보던 커크의 사망은 그의 지지자들은 물론, 정치적 반대편에 섰던 젊은이들에게도 비통한 소식이었다.

미국 내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성소수자나 흑인, 유대인을 향해서는 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그였지만, 암살이라는 극단적 형태의 폭력 앞에선 한목소리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또 한 명의 하워드대 재학생인 아마 바푸르(20)는 "그가 누구이고, 그의 신념이 무엇이든 누구도 그렇게 죽고 암살당해서는 안 된다"며 "그에게는 수정헌법 제1조에서 명시한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예일대 공화당 학생회 회장인 마누 안팔라간은 민주당 측 회장과 함께 이번 암살 사건을 비난하는 논평을 공동 집필했다. 안팔라간은 "양측 모두 대화와 토론을 통해 더 존중하고, 더 시민답게 행동하도록 정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 기업 입소스가 시행한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 중 대다수는 '내가 속한 정당의 누군가가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폭력을 저지르는 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 6%만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커크의 죽음이 공개 토론과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면서 코네티컷의 젊은 공화당원들과 민주당원들은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내고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비극이 정치적 폭력을 근절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비관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토머스는 "나는 이 일이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커크의 죽음에 대한 보수층의 분노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진보층의 분노처럼 또 다른 폭력의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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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커크 추모 촛불집회(뉴욕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서 찰리 커크 추모 촛볼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09.12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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